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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여심 Aug 27. 2024

텃밭 가꾸기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할까

  두해 전부터 주말이 되면 자주 시골 텃밭을 간다. 한동안은 도심 가까이 마당이  있는 나의 주택을 갖고자 많이도 찾아다녔지만 인연이 닿지 않아 가슴앓이를 꽤나 했다.


  어느 날 문득 1시간 이상을 달려서 가더라도 이미 부모님이 주신 시골 땅이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또 다른 땅을 사서 무엇하나... 하는 마음.

  농사라고는 지어본 적이 없던 내가 왜 이리 텃밭을 그리워했을까?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 주남저수지 가까이 외가에 갔을 때 본 풍경들.


   마당 한 편에 농사를 돕던 소가 울음소리를 내며 얼굴을 내밀고 추운 겨울날 마당에서 소죽을 끓이면 나던 그 한 냄새.

  나름 도시라고 하던 곳에 살아 외숙모가 만들어주시는 자연의 음식은 늘 나의 입맛을 자극했다. 콩이나 밤등 온갖 먹을거리가 들어있는 호박범벅은 달달했고 다양한 채소로 만든 물김치는 상큼했다.


  인자하던 외삼촌의 농장에 오르감나무 사이 커다란 모과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떨어진 모과열매는 얼마나 향기로웠는지. 지금도 겨울철이면 모과차를 끓여 마시곤 하는데 목감기가 싹 달아난다.


  자연생태와 귀농귀촌 교육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골 텃밭을 가꾸게 되었다. 봄이 되면 산림조합에 가서 묘목을 사고 다양한 모종을 사서 심고 길렀다. 씨앗도 뿌렸다.

  할 수 있을까 하는 나나 주변 사람들의 많은 의심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자라고 있다. 아주 천천히.


  적지 않은 교육을 통해 내가 깨달은 바는 지속가능한 농업이다. 자연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일. 대규모 관행농이나 인위적인 많은 것을 투여하는 방식의 농업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인 우리의 숲을 닮아가는 텃밭 꾸미기였다.


  내가 하는 일들은 조금씩 줄이고 자연이 알아서 서로 상생하며 일구어 가는 텃밭. 주변에서 그것은 이상이라고 한다. 책에만 있는 것이라고.

  나는 응원한다. 고정관념을 극복하며 생명을 사랑하고 더 건강한 먹거리와 깨끗한 자연을 위해 한 발씩 나아가는 농부를.  지속 가능한 농업이 비록 쉽지는 않겠지만 나도 그들과 발걸음을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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