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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워수 Jan 14. 2024

[비행일기] 승무원이라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FAQs


1. 비행기 어디서 자요?

승무원 되기 전 나도 제일 궁금했던 것이다. 대답은 일단 “기종마다 다르다”. 단거리만 다니는 작은 비행기는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잠자는 시간 (Rest, 레스트) 자체가 없어 잠자는 공간(크루 레스트 컴파트먼트, 크루 벙크)이 아예 없기도 하다. 장거리비행만 하는 나는 에어버스 340,350,380과 보잉 747을 타는데 어떤 기종은 지하에 있고 어떤 건 화장실 옆에 숨어있고 어떤 건 계단 위로 올라가서 있고 어떤 건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야 있고 완전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입구도 크루 레스트인 척 그냥 옷장인척 화장실 문인 척, 모르는 사람은 모를 수밖에 없게 되어있고, 승무원들만 아는 비밀번호를 눌러야 문이 열린다. 두 발 뻗고 누워서 쉴 수 있는 크지 않은 침대가 (싱글베드 1/3 사이즈 정도) 여러 개 놓여있는 구조다. 두 조로 나눠서 번갈아가며 쉬는 시간을 가지는데 어떤 동료들은 아무리 피곤해도 크루레스트에서 한숨도 못 잔다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다행히 귀마개 끼고 따스운 물 주머니 껴안고 바로 기절하는 스타일!


2. 기장이랑 만나본 적 있나요?

일단 없다! ㅋㅋ 위에서 말했듯 나는 큰 비행기만 타는데 이 기종들을 몰려면 어느 정도의 비행 경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이 지긋하신.. 비행 2-30년한 기장들이 많기도 하고 내가 일하는 포지션은 기장과 마주칠, 대화 나눌 일이 드물다. 레이오버 가서 다 같이 놀러 나가거나 술 한잔 하며 가까워지고 한다던데 나는 서울 비행 와서 내 가족 친구들 만나기도 바쁜데…? 굳이…? 그래서 같이 나가본 적도 없고. 무엇보다도 같은 직종이라 그런가 딱히 환상이 없다.


3. 승객이 번호 많이 물어보는 지?

보통 서비스 다 끝난 시간에 손님들이 갤리로 와서 명함 주거나, 하기할 때 스윽 명함 주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분은 “나중에 구글에 내 이름 검색하면 홈페이지 나오니까 거기 있는 메일로 연락 줘” 하길래 내려서 봤더니 엄청 유명한 뮤지션이었던 적도 있고요… 제일 황당했던 경우는 이코노미에서 음료 서비스 하는 중이라 “마실 거 뭐 드릴까요? “ 했더니 ”물이랑 전화번호 주세요! “ 하셨던 분..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아니 저 일하는 중인데요… ㅠ “물만 드릴게요~” 하고 넘어갔는데 아직도 생각나네요 정말 민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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