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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워수 Jul 22. 2023

[비행일기] 9년째 비행해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한국인/서양인 승객들 도대체 왜..?


getty image


9년째 뽈뽈 비행하는 동안 아직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가 두 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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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왜 한국인 승객들은 “음료 뭐 드시겠어요”라는 질문에


-와인이요 -주스요


이렇게 큰 카테고리로만 대답하는 걸까…? 미리 나눠드리는 메뉴에도 자세히 쓰여있고, 내가 실물이 담긴 카트를 들고 있는데도, 심지어 내 카트를 찬찬히 둘러본 사람들도, 이코노미에선 10명 중 7명 정도, 비즈니스에선 50퍼센트 정도 이렇게 말한다.

그래서 내가 한국인이 선호하는


레드 와인 드려요? 하면 아뇨 화이트요 하시고

오렌지 주스 드려요? 하면 아뇨 뭐 있어요?/아뇨 사과요


이런 경우도 왕왕 있어서 나는 정말 머리에 물음표가 뿅뿅 아니 스무고개 한다니까요..

같은 질문에 거의 모든 서양인 승객들은 레드 or 화이트 or 오렌지주스 달라고 꼭 집어서 말하거나, 비즈니스나 퍼스트 같이 종류 다양한 경우에는 독일 리슬링 와인을 달라던가 ‘레드로, 스페인 리오하’ 정확하게 말한다. 저번 비행에서는 딱 한 명의 서양인이 juice please, oh i mean apple juice 이렇게 말했다. 한국 사람들에게 와인 문화는 아직 낯설 수도 있으니 그렇다 쳐도 한국 시장에 주스가 한 종류만 있는 것도 아닌데 정말 알 수 없는 것… 길에도 생과일주스 가게가 넘쳐나는데…


그리고 두 번째 미스터리, 왜 서양인 승객들은 기내용 슬리퍼가 있어도 맨발로 기내를 돌아다니는 걸까!?!!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 승객들 가리지 않고 양말만 신고 비행기 화장실이며 갤리며 좌석을 왔다 갔다 하는데 볼 때마다 당황스럽다. 슬리퍼가 제공되는 좌석인데도 굳이 양말 바람으로 다니는 이유는 뭘까요..? 코로나 심하던 와중의 비행이었는데 어떤 분이 양말까지 벗고 진짜 bare foot으로 이코노미 화장실을 오가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 얼마 전 다른 비행에서 쇼크 갱신하지 않았겠어요?


이렇게~



유럽인 커플이었는데 두 명 앉는 좌석에서, 여자는 의자 팔걸이를 올려서 눕고, 남자는 바닥에 누웠다. 진짜 다 큰 성인 남성이! 비행기 맨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부사무장도 놀라서 “내가 지금 제대로 본 거 맞지?” 하더니 가서 일어나라고 여기에 이러고 있음 안된다고 했는데 그 남자분이 내 자린데 내 맘 아니냐는 둥… 아니 본인 자리 고를 떠나서 진짜 더러운 바닥인데 도대체 왜???? 양말 신고 돌아다니는 한국인 승객도 9년 동안 한두 명 볼까 말까인데 바닥에 누워있다니… ​


문화인류학자들은 어서 이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해서 나에게 해답을 주었으면 좋겠다. 9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경험하는데도 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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