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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워수 Aug 15. 2023

[비행일기] 날아다니는 앰뷸런스

기내에 있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를 찾습니다

(2022년 코로나 규정 있을때 썼던 글입니다)


승무원 백 명이면 백 다들 자기 비행 irregularity 많다 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중 하나이고. 아니 이 세상에 아무 일 없는 비행이 있긴 하나요?


비행하면 원래도 하나씩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데, 요즘은 날아다니는 앰뷸런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아픈 승객들이 많이, 자주 나온다. 비행 중 의료진 찾는 방송 세 번씩 하는 날도 있다.​


내가 생각해 본 원인들은 코로나가 완화되니 그동안 여행이 고팠던 승객들로 비즈니스고 이코노미고 빈자리 하나 없이 꽉꽉 들어차고, 그런데 전쟁 때문에 러시아 상공 위를 지나갈 수 없어 비행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고, 그런데 비행 내내 마스크 착용해야 되는 와중에 대부분 2-3년 만에 비행기 타시잖아요? 이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을 몸이 견디려야 견딜 수 없는 것~

나는 한국어, 영어, 독어로 방송을 할 수 있는데 일단 영어로는​


Attention please, we have a patient on board who needs urgent medical help. If you are doctor, nurse or paramedic, please tell one of our crew memebers or come to the economy/business class kitchen(galley) right now. 이런 식… 나는 갤리라고 하는 게 입에 붙었는데 승객들은 갤리가 뭔지 모를 수도 있으니까 꼭 키친이라고 말하려 한다.

독일어로는

Wir haben einen medizinischen Notfall an Bord. Wenn Sie Arzt, Krankenschwester oder medizinisches Hilfepersonal sind, melden Sie sich bitte bei einer der Flugbegleiterinnen. Danke schön. 이렇게 한답니다!

​​

비행 시 건강 관리 팁을 생각해 보자면

1. 먼저 개인적으로 수면제는 반대!! 전에는 나도 승객으로 장거리 갈 때 가끔 먹었는데, 4년 전인가 한번 내 존에 앉으셨던 분이 탑승 시에는 멀쩡 젠틀하셨는데 수면제 드시고는 부작용 때문에 이상한 행동 하고 자리에 앉아 소변까지 본…그런 경험을 하고서는 더 이상 먹지 않는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만에 하나 비상 착륙/비상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내가 수면제에 헤롱헤롱 취해있다면..? 정말 상상도 하기 싫다. 꼭 먹어야겠다면 비행기에서 처음 시도하지 말고 미리 집에서 두세 번 이상 테스트 해보는 것을 추천.

2. 본인에게 필요한 간단한 약 챙기기, 특히 소화제


심장 갑상선 등 이런 심각한 문제로 약 챙겨드시는 분들은 알아서 잘 들고 타시는데, 그 외 가벼운 것들은 깜빡하는 경우가 꽤 많더라. 본인이 원래 잘 체한다! 싶다면 소화제를 꼭 챙겨주세요~ 찾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서양인들은 체한다는 개념이 딱히 없어서 그런지 우리 회사 포함 없는 곳이 많다. 국적기는 있으려나요? 궁금

3. 여성 승객이라면 생리대, 탐폰 등도 필수다. 어디 항공사는 탐폰만 실리고 어디는 생리대만 구비해 놓는 곳이 있어서 만약 본인이 쓰는 게 없다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4. 규칙적으로 마시고 먹기! 메디컬 상황 발생했을 때 승객에게 제일 먼저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물 드셨어요? 식사하셨어요? 다. 수분과 당은 정말 중요하니 뭐라도 챙겨 먹기.

모두의 편안한 비행을 기원하며! 오늘도 아프지 말고 안비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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