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가

이불 킥하는 여자

by 유소이

" 여기 주차하면 안 되죠 작은 차가..."

오다가다 한두 번 안면이 있는 이웃 아주머니의 찢어지는 음성이 들려온다

들어본 적 없는 규칙이 언제 생겼던가

머뭇대다가 나는 얼른 차를 이동시켰다

작은 차는 귀퉁이 주차선이 그어져 있는 자리에 주차하지 말라는 규칙은 금시초문이다

하지만 소심한 나는 갈등을 싫어하기에 그냥 그 자리를 피하고 만다

일하는 내내 찜찜하다

관리실에 물어야겠다

다음날 관리실에 가려고 나왔는데 어제의 그 아주머니가 이번엔 경차를 몰고 들어오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문제의 그 자리에 떡하니 주차를 한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유유히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이건 무슨 극적 장면인가

어제의 찢어지는 목소리는 무엇이었으며 저 당당한 얌체행동은 또 뭐란 말인가

분하다

아무 말도 못 하고 피해버린 내가 싫다

많이 분하다

이 무력함

집으로 돌아와 이불 킥하는 여자

나만 그런가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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