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리스마스 고찰

2020.12.20 [쉼 작가]

by 온새미로

매년 12월이 되면

나도 모르게 슬슬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달고,

유튜브가 내 앞에

들이내민 캐럴 신곡과

플레이 리스트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취해

과거의 크리스마스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놀랄 정도로 기억나는

크리스마스가 없다.


집에서 그 흔한

트리 장식을 안 한지도

수년이 지났으며,


대부분 집안에

있었기에 비슷했던

기억조차 나질 않았다.


연인과의 크리스마스

즐거울 것 같지만 글쎄,

과거의 사진이며

기억들이 다 삭제된 걸

보면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나 보다.


어릴 때 가진 연인과의

크리스마스 환상은

다 가져다 버려야지.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는

뚜렷이 기억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맡에

놓여있는 선물들을 보고

산타 할아버지는

'외국사람인가, 아닌가'로

언니와 열띤 토론을 했던

순수한 시절이었다.


가족들과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지나갈 때면 아버지는

“터널에서 숨을 참으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하나씩 더 주신대!”

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때의 우리를 질식사시키려고

계획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 긴 터널들을

많이 지났다.

열심히 숨 참아가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결과,

선물은 그대로 하나였다.


허탈함은 크리스마스

당일만 되면 터널의 기억이

멀리 날아가 없어졌다.



산타 할아버지의

정체에 대해 알아갈

나이 때가 될 때쯤,


우리의 머리맡에는

더 이상 선물이

놓여있지 않았다.


집안의 분위기마저

시큰둥해졌다.


그래도 가족들과

가장 좋아하는 식당에서

외식을 하며 특별하게

보내려고 노력했다.


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는

단합을 중요시하는

집안 특성상, 어딜 혼자

가냐며 저지당했다.


허락된 크리스마스이브에

모여 친구들과 노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낼지 고민 중이다.


최대한 놀면서

생각 없이 보낼지,

아니면 철저한

공부 계획으로 크리스마스

기분을 떨쳐버리든지.

일단 정해놓은 1순위는

달달한 케이크를

먹으면서 소소한 행복을

얻어낼 생각이다.


내년의 크리스마스가

더 기대된다.


제발 2021년에는

외출이 가능해져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고,

후회 없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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