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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다 가요
기묘한 로또
2020.12.27 [쉼 작가]
by
온새미로
Jan 29. 2021
손에 들린
작은 종이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어 다시
한번
텔레비전 속 화면을 바라보았다.
분명 한 줄의 숫자가
저 화면 속의 숫자와 일치했다.
평소에 로또를
잘 사지
않았던 나로서는
당황스러운 감정이
먼저 들었다.
이 큰돈을 도대체 어디에 쓰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당첨금은 5억 원이었다.
1등 당첨인 사람이
역대로
많다고 한다. 세금만 1억이라니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마치 백억 원인 양, 생각했던
나로서는 기운이 빠졌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 생각을 알았다면
내 명치는 무사하지 못하리라.
강남의 건물주의 꿈은
물 건너갔으니
다른 계획을 세워야겠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단연코 해외여행이었다.
유럽 여행은 1순위고,
캐나다의 오로라를 보러 가거나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에
가보는 것도 내 소원이었다.
여행 계획을 짜려는 찰나,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와 있는
‘코로나 3단계’
.
..
깔끔하게 포기했다.
다시 플랜 B를 세워보았다.
4억은 무조건 저축이다.
앞길을 모르는 취준생인 내가
이 돈을 증발시키면 정말
필요할 때 쓸 수 없을 것이다.
남은 1억 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
우선 차를 먼저 사고 싶다.
항상 버스를 타거나
부모님 차를 얻어 타던
나의 가장 큰 서러움이었다.
차를 사고 남은 당첨금
은
가족들에게 나눠주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대세라는 주식도 해보고 싶다.
과한 돈이 아닌 은행에 넣어둔
돈의 이자로만 할 생각이다.
주식에 성공하면 사고 싶었던
물건들
을
마음껏 살 생각이다.
유튜버들처럼 화장품 아파트를
만들거나 옷들로 서랍장을
한가득
채워보고 싶다.
로또 1등에 당첨되면
학교를 바로 자퇴해야겠다는
말을 달고 살았지만,
인터넷에서 로또당첨으로
인생 망친 사람을 많이 보았다.
적당히 사리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해야지,
어느 정도는 사회에 환원해야지,
앗 이것도 사고 싶었지 등등….
수많은 생각이 흐려질 때쯤
문득
걸음을
멈춰보았다.
내가 지금 어딜 가고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눈앞에
왠
돼지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젠장,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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