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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미로 Jan 30. 2021

2020.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들

2021.01.03  [쉼 작가]

새해가 밝았다.

2021이 어색한 것을 보니

좋든 싫든 2020년과

꽤 친해졌었나 보다.


사실 2020년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을 것 같다.


집에 있느라 답답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생계가 끊겨

힘들어하거나 운이 좋지 않아

병에 걸려 목숨이 위험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의 2020년 한 해의 우울을

열 페이지 그 이상이라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그저 우울했던 해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비록 스스로 아무것도

한 것 같지 않아도 일 년을

잘 버텨내 주었고,

그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어서 감사하다.

(물론 올해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로 작년을 좀 더 희망차게

기억하기 위해 내가 무얼 좋아했고

어떤 행복한 기억들이 있었는지

돌이켜보려고 한다.



우선,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집에 하루 종일 있었다.


2019년만 해도 매일 같이

밖에 나 수밖에 없어서

집에서 한 달 정

요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생각이 현실이 되었다!

이럴 거면 로또 1등 당첨 소원이나

들어주지 싶었지만 집콕 생활을

시작할 당시에는 행복했다.


또, 집에 있으면서

유튜브와 정말 친해졌다.

고등학교 때는 유튜브 로그인을

왜 하나 싶을 정도로 영상 시청을

잘 안 했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유튜버들의 영상을 챙겨볼

정도로 많이 보고 있다.


유튜브를 보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유행하는 시기가 왔었다.


플레이 영상들을 보면서

나도 오랜만에 동숲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구매 추첨을 했더니

당첨이 됐다.


그렇게 플레이 시간

100시간을 훌쩍 넘겨버리는

동물의 숲 주민이 되어버렸다.

닌텐도 스위치를 사고

동물의 숲과 젤다의 전설

이라는 게임에 빠져 살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유튜브와 게임에만

빠진 폐인처럼 표현이 되었다.

반은 맞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사람들과의 거리까지

두는 은둔자 되진 않았다.



2020년에 들어 처음으로

친구들과 비대면 모임

가지게 되었다.


한 평생 살면서

생일잔치까지 온라인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원래는 신나게 시작해서

신나게 끝내려 했던 글데,

쓰다 보니 점점 우울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


초등학교 입학 이후

처음으로 집에 많이 붙어있던

해였다. 필요 없는 물건들도

정리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지금도 “자격증 공부를 더 해서

스펙이라도 쌓을 걸 그랬나?"

싶지만 취업 스트레스 안 받고

한 해를 보냈다는 데에 만족한다.


스펙보다 학점을 선택한 결과도

정말 좋았다. 최고 학점을 받으면

교수님께 절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진짜로 절하러 가게 생겼다.


아무튼, 2020년에는

1년 집콕 생활의 과도기였다.

한 해 동안의 경험으로

올해 더 알찬 집 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아니, 1년 더 집에 있기 싫다.

2020년에는 액땜했으니

2021년에는 모두가

건강할 수 있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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