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새미로 Mar 18. 2021

내가 상상하는 저승

2021.03.14  [쉼 작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많이 없었다.


내가 죽는다 상상을 

하기에는 슬프지만,

모든 사람은 언제나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생을 마감한다면

나보다는 내 주변인들이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죽음 자체보다

그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상상해보려 한다.



내 머릿속

저승의 이미지는

극과 극이다.


서구권의 저승과

동양권의 저승을 나눠서

상상을 자주 했었다.


서구권의 저승은

영화 ‘콘스탄틴’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지옥에는 많은 죄인들이

지옥 불에서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반면,


천국엔 구름 위의 성에서

천사들이 사람들을 반기는

추상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 두 곳을 가르는

기준에 대해 고민하다가,

갑자기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천국과 지옥에서는

같은 종류의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다는 이야기였는데,


아주 긴 젓가락을 주고

밥을 먹으라고 한 것이다.


지옥에서는 그 긴 젓가락으로

혼자서만 먹으려 해서

아무도 입에 음식을

못 넣는 반면,

 

천국에서는 긴 젓가락을

이용해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어 모두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어렸을 때는

‘긴 젓가락으로 먹으면

정말 혼자 못 먹을까?

난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철없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지옥행과 천국행을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나눔’이라는

교훈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많이

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


나눔에 시기는 없긴 하지만,

나중에 내 힘으로 돈을 번다면

일정 수입을 꼭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



동양권의 저승은

너무나 유명한 영화

‘신과 함께’가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동석…이 아니라

개성이 강한

일곱 가지 지옥이었다.


처음 웹툰으로 봤을 때

죄에 따라 가둬져야 하는

지옥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이 신선했다.


처음의 화탕지옥부터

한빙지옥까지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의 죄를 저지르면


각각의 죄에 해당하는

지옥들에서 죗값을

치러야 했다.


난 두 번째 지옥인

나태 지옥에서부터

가장 자신이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방학 때마다 아주

나태하게 살았는데,


지옥에서 평생 무한하게

달리지 않으려면 앞으로

나태해지는 생활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저승이든 재판에서

승소한다면 가장 좋은

보상은 원하는 곳에서

환생일 것이다.


하지만 환생이

마냥 좋은 길일까

생각하게 된다.


기억이 없는 채로

현재까지 해왔던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니

벌써 막막하다.


그렇지만 원하는 곳으로

환생할 수 있다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환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지구는 이미 여러 질병과

환경오염으로 무서운 곳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나 자신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16년간의 학교생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