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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세 줄 일기

지금이 제일 좋을 때

세줄일기 13

by Jina가다

날씨 추워지니 식물이 자라지 못한다.

씨를 뿌리고, 거름 주고, 수확하는 때를

농부들이 알려줬는데.......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제일 쉽다.

경험 많은 농부들은 그때를 다 안다.


그들이 말한 대로 무를 뽑아 다행이다.

그네들이 너무 늦다고 했는데 당근과 비트를 파종했다.

싹튼 이후 두 달이 넘어가는데 도통 자라지 않는다.

망했다.




무엇이든 때가 있다.

적절한 타이밍.


애쓰지 않아도 식물이 잘 자라던 여름과 가을.

상추는 4월 말 모종으로 심어야 하고,

오이와 가지도 봄에 심어야 여름을 지내며 열매를 가득 맺는다.

당근은 8월, 씨앗으로 뿌린다.

파종 도표를 살피며 때를 맞춘다.




인생에도 매번 때가 있음을 생각한다.

공부를 해야 할 때,

직장을 얻을 때,

자녀를 키울 때,

엄마로서 아내로서 헌신할 수 있을 때,

그리고 사랑을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때.


당시는 모르지만,

경험 많은 농부들처럼 어른들 한 마디씩 건넨다.

"지금이 제일 좋을 때야."

"지금을 놓치면 후회한다."


20대 젊은 시기,

좋은 때라는 말... 수 없이 들었다.


만삭이었을 때,

주변에서는 아기 태어나면 고생 시작이라 했다.


초등아이들 뒷바라지로 힘들 때,

지지고 볶는 그때가 좋을 때라 했다.


50이 되니,

옆에 앉은 매들은 지금이 제일 좋을 때란다. 하하.


놓친 시기들도 있지만,

지금 주어진 좋은 때를 흘려보내지 않게

기회들을 움켜잡는다.


가족에게 더 예쁜 말을 건네고,

좋은 사람들 버리지 않고,

배움을 계속하고,

꾸준히 글을 쓴다


지금이 제일 좋을 때라고.

무엇이든 때가 있다고.



미끄럼틀 꼭대기에 서서 내려갈 것인지 말 것인지 끝없이 고민하는 아이가 되어선 안 된다. 그저 타고 내려가야 한다. ​​
《생에 감사해》


더 자라지 못하는 엇갈이


끝이 얼어버린 치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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