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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뮬 Dec 28. 2021

1.추락

墜落 과 救援

    왜 내가 항상 완벽하다고 느끼는 순간 날 끌어내리는 걸까. 난 항상 내가 덜 고통스럽기를 바란다. 애초에 행복은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너무 과분하니까. 행복에 겨운 웃음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난 그저 내가 받아들이고,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불행은 바란다. 인생이 불행해야 작은 기쁨에도 희열을 느낄 테니까. 난 고통스럽게 살아왔고, 매일을 새로운 충격과 공포에서 헤매었다. 시작도 모르고, 끝도 모른다. 어쩌면 영원한 것일지도. 내가 악몽 속에서도 살아오고 또 살아가는 이유. 내가 포기한다고 해서 이 가족과 감정과 편견과 오만이 사라지지는 않으니까. 내가 꼭 견뎌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를 살고 싶으니까. 너무 막연하고, 무모해 보인다는 거 다 아는데. 도저히 그 외의 방법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그냥 난 행복한 게 싫다. 행복이 오면 그다음은 무조건 불행이니까. 인생의 흥진비래?? 애초에 항상 불행하면 그런 단어도 필요가 없어진다. 행복은 잔인하다. 아주.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한 순간에 비참하게 만들어 버리니까. 누군가 "행복해"라고 말한다면 그건 슬픈 일이다. 불행을 겪었으니 그게 행복한 건 줄 아는 거다. 활짝 웃는 것도 울어봤으니까 그렇게 웃을 줄 아는 거다. 내일은 조금 더 나은 하루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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