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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뮬 Dec 29. 2021

2.온전

墜落 과 救援

    행복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이제 모두 지겹다. 내 손에 부들거리며 쥐고 있던 모든 인간관계와 단절되고 싶고, 끝없는 이 공부와도 잠깐의 휴식을 갖고 싶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새벽을 지나 해가 하늘 한가운데에 뜰 때까지 뼈마디가 부서져라 펜을 잡으며 사는 이유. 글은 정말 나에게 유일한 치유다. 글을 쓰지 않으면 난 하루도 살 수가 없다. 아무도 모르는 내 감정들은 글만이 담아낼 수 있다. 비밀을 지켜주고, 배신을 하지 않는..... 나에게 상처 따위를 주지 않으며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내가 학교에서, 지역에서 하는 모든 글쓰기 대회에 쓸데없이 최선을 다하는 이유. 나도 인간이기에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인정을 받는다. 그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더 나아가 나에게 글로 상을 탄다는 것은 나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상을 받을 때 나를 향해 몰려오는 박수 소리, 보들보들한 상장의 질감, 방긋 웃어주시는 선생님... 난 그 몇 초간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언제부턴가 행복은 내가 피나는 노력을 해서 쟁취해야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저 내가 느끼는 기분 그대로 우울에 빠져 사는 것. 모든 욕구와 욕망을 포기한 무기력한 상태. 하지만, 모두가 정상이라고 말하는 그 틀을 벗어나면 나만 피곤해질 뿐이다. 굳이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해져서 내가 느끼는 기분들을 타인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언제쯤 난 내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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