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쌈닭인가? 따스한 밥 한 그릇에
너무 웃긴다. 남자는 쌈닭인가?
60웃저리를 지난 내 남편 내일은 저녁 약속이 있단다.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만 친구들과 당구 치고 밥 먹고 시시닥 거리다 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 3회란다. 그리고 한번씩 저희들끼리 만나서 콘도 하나 잡아 놓고 포카도 치고 세상이 저희들 것인냥 수다를 떨고 오겠단다. 1박2일의 하나콘도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갑자기 해결을 해야 할 일이 있단다. 알고 보니 60고개를 반이나 넘겼는데 소갈머리는 벤뎅이까지 붙어서 참을 수가 없어 한판을 하고 왔단다.
상담사인 아내니까 이해를 한번 해 본다. 자초지종을 들어 보기로 했다.
" 아침에 큰 거 한건 하면 울 마누라 요즘 살기가 버거운데 몇 푼 줘야지 하는 마음에 얼른 성사 돼라 하며 기다렸건만 가타 부타 말 이 없어, 이 녀석들이 싫건 자기를 야루고 달다 쓰다 말도 없이 가만히 있어, " 그래서" 이 쪽에서 먼저 젼화를 했어, 거래처 사람이 미안하다 이번 일은 어렵다. 없든 걸로 하자고 해 좀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했는데" 난 한 마디 해준다. " 화가 날 만도 하네 그래서 한 놈 걸리기만 해 봐라, 5천만원이 아 이름이가 하면서 나갔네요. " 당구장에 갔는데 세 명이 한 팀인데 한 놈이 안 와서 그냥 몸만 풀고 있다가 그 녀석이 20분 늦게 나타나서 씩 웃는데 그냥 당구큣대로 한 사다귀 하고 싶은 마음을 참았어"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다시는 너희들 하고 당구 안 친다. 그냥 기분이 나쁘다. 하면서 받고 안 먹고 눈길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카톡에 대꾸도 안했단다. 나에게 보여 준다.
그냥 웃음이 나온다. 5천만원만 아니면 30분 늦어도 그렇게 화를 낼 사람이 아닌데 일 진행도 안됐고 그 일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 . . . .많이 수고 했네.
자초지종의 결말은 그랬다. 그래서 화해를 하고 와야 토요일은 밤이 좋아 이 밤은 아름답고 즐겁다고 풀고 오겠다고 한다. 자신이 이렇게 말한다. 나이가 들면 여유도 있고 포용력도 있어야 하는데 점 점 그런 것에 너그럽지 못한 것 같다고 한다. 요즈음은 친구들과 놀다가도 의견 대립이 생기면 말을 한다고 한다.
그 전에는 잘 참았는데 지금은 자신의 기분에 대해서 말을 한다는 그지. 그리고 나면 마음은 어때요.
" 오히려 속이 후련해. 친구들도 이제는 내 눈치를 봐 . 그래요.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해도 돼. 그런데 내 마음이 불편할 정도는 말고. 알았다고 하며 상담료는 외상이란다.
난 오늘도 상담 한건 했는데 상담료는 없다. 나이와 함께 느끼게 된다. 35년을 함께 지내며 우리 사이 이제야 친구가 맞구나. 내 직업이 상담사라 다행이다. 힘이 좀 있을 때는 다른 집 가정 화해 시키느라, 다른 아이들 문제 안 일으키고 잘 커도록 뛰어 다녔다면 이제는 우리 남편 친구관계 원만하도록 상담사의 역할을 한다.
나에게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며 신문을 준다. " 블로그에 적을 거 많아, 60대 넘은 남자들 이혼 상담 신청이 늘고 있고 아내가 왜 화를 내는지 도저히 몰라서 상담이라고 받고 싶데" 우리집은 해당 사항이 없네.
물론 평소에 자기는 너무 잘해서 이런 상담고민이 없단다. 나는 웃으며 그래도 밖에서 한번씩 쌈닭이잖아.
나이를 먹어 그런지 공연히 트집도 잡고 싶고 마음속에 울화가 치밀지 않도록 자기 할 말을 하고 살고 싶어.
그래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는구나. 여자는 남성처럼 호령을 하며 대범해 지고 싶은데 반대로 남자는 뭐든지 꼼꼼하게 따지고 정확하게 하고 싶다.
남자들이여 집안일은 여자에게 맡겨두고 가만히 있어 주는게 최 우선이다. 아니면 이제는 여자에게 쌈닭으로 변해서 혼쭐 날지도 모른다. 집에서 쫓겨 날 수도 있다. 아님 스스로 집을 뛰쳐 나가는 수탉이 될 수 도 있다. 밥 한그릇의 치열한 전쟁은 이제 그만 삼식이 소리 듣기 전에 조용히. 우리의 할배들은 장구 훈수 하다가 한판하고 젊은 노인들은 당구치다가 한판하고 앞으로 우리 아이 노인들은 뭘로 한판 할런지. 그냥 웃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