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누구의 아버지인가요?
당신들은 누구의 아버지들-새마을운동과 함께
난 누구의 아버지들을 소환해 내는 능력자인 것 같다. 얼마전에는 엄마를 불러내 푸닥거리 하듯이 그녀와 만나서 그녀를 조용히 돌려 보냈다. 편안하게 천국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난 지옥도 천국도 여기서 시작한다고 본다. 과거가 현재고 현재가 미래 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엄마는 잘 살고 있다. 돌아가시기 전 열심히 컬러링 도안에 색칠을 하며 여기가 천국인 것 같다는 말을 하며 너무 아름답다고 색칠도 곱게 곱게 칠하는 모습을 본 것이 얼마전 일인것 같다.
다시 당신들은 누구의 아버지들로 돌아가 보자. 내 아버지(순영애비)도 참 불쌍하다 잘난 여자한테 반해서 지 죽을지도 모르고 덜컹 결혼을 하고 말았다. 하기야 이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을 안했으면 나도 이 세상에 없기는 마찬가지다. 잘 했다고 못 했다고 말 하기도 참 그렇다. 나 역시 태어나기를 잘 했구나 하고 말하기도 아니 안 태어났으만 못하네 하기도 그렇다. 그래 이왕 태어났다. 잘 태어났다. 원래 남남북녀끼리 만나면 잘 산다고 했다. 이 말은 누가 지어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어렴풋이 들었다. 아님 우리 부모가 서로의 비참함을 위로 하기 위해 만들어 낸 억지 일지도 모른다. 미인을 만나면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못 생긴 우리 아버지는 단단히 이북 미인의 모든 조건을 다 들어 주어야 했다. 장인이 치는 사고마다 다니면서 해결 해 주는 신문기자(강력계, 사회부 기자) 꼬리가 길면 잡히기 마련이라고 하루 걸러 치는 사고 윗 선에서 모르겠는가. 아버지는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었다.
참 불쌍하다. 나를 10달동안 품고 있다 배가 아파서 낳은 딸인데도 불구하고 엄마의 행동은 한번씩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북사람의 정신은 우리들의 정신과는 조금 다르긴 하다. 경상도 남자 아버지는 살갑고 따스하며 부드러운 남자다, 그와 반대인 엄마는 냉정하고 독하고 차갑다. 그러나 자기 친정식구에게만 그렇게 살갑고 따스할 수가 없다. 한번씩 엄마는 참 어리석다 하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었다. 일사후퇴 때 죽음을 무릅서고 남한으로 넘어왔지만 이 곳에 일가 친척 하나 제대로 없어서 그럴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 가족(자기친정)을 최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외 할아버지 역시 친척들을 찾아 보겠다고 한 때 '누가 이 사람을 알고 있나요' 하는 이산가족 찾기에도 여러번 나간 적도 있다. 돌아가실 때 까지 한명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이북에서 왔는지 생사 조차 알지 못하고 다들 쓸쓸히 눈을 감았다. 외할아버지도 외할머니도 엄마도 형님의 두 아들은 부모의 생사를 모르고 세상을 떠났다.
유태인처럼 이북사람들의 정신력은 알아 주어야 한다. 함경도는 아니지만 부드러운 황해도도 역시 이북 땅이라 다들 억척스럽고 냉정하고 자기것을 잘 지킬 줄 안다. 장사면 장사, 사업이면 사업, 하나라도 못 하는게 없는 것 같다. 정말 멀티가 따로 없다. 이북 땅에 조상들이 일권 많은 재산을 뒤로 하고 언제 갈지도 모르는 타향에 왔으니 얼마나 자신들이 서럽고 한탄스러웠을까? 말도 안 통하는 타향에서 서러운 생활을 말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의 아버지로 살기가 힘들다 보니 누구라도 덩을 쳐서라도 지 새끼를 먹이고 싶었을 것이다. 영화 제목은 정확하지 않다. 딸년이 고깃국 한 사발만 먹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한다. 늙고 병든 애비는 부자집 개에게 주려고 한 개 밥이라도 아이에게 가져 다 주려고 개집에 기웃기웃 거린다. 마침 개가 한 눈 파는 사이에 개밥 안에 들어 있는 고기를 발견하고 딸년에게 주려고 개밥에 손을 넣는 순간 개가 눈치를 채고 늙은 애비의 팔을 물어 버린다. 끝내 결투를 벌이다 애비의 팔은 살점이 뜩여도 딸년을 주겠다고 고기를 훔쳐서 도망 오지만 딸년은 이미 쌀늘한 시체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외 할아버지 뿐 만 아니라 우리 아버지로 불리는 남자들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늙어도 얻어 먹을 곳이 많다. 딸년집, 며느리 집, 허드렛일이라도 하면 된다.
그러나 늙은 남자들은 어디에도 사용 되지 못한다. 유통기간과 유통기일 이 지나도 너무 지나 버렸다.
통조림 깡통마냥 다시는 부패가 심해 사용할 수가 없다. 다시 새 깡통을 사용해야 한다.
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국민배우 중 최 불암 배우를 보면 우리의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인자하든 인자 하지 않든 그냥 싱겁게 웃을 수 밖에 없는 그런 바보 스러운 아버지들 남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난 남편에게 한번씩 말한다. 우리 중 누가 먼저 천국에 갈지 모른다. 혹시라도 늙어 아들집에 가면 며느리 눈치도 봐야 하니 밥 먹을 때 흘리지 말고 매사에 조심을 해야 한다.
" 그렇게 까다롭게 굴면 안 간다, 내 돈으로 내 것 먹는다. 요즈음 말로 내돈 내산" 이라고 걱정 말라고 한다.
이 놈의 고집쟁이 남편, 지금은 그래도 숟가락으로 밥도 떠 먹고 할 수 있어 그렇다고 쳐도 앞으로 알 수 없다. 고집 피우지 말고 밥 먹을 때 흘리지 말고 깨끗하게 . . .
그래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왜 이리 미리 걱정을 할까? 지금까지도 우리의 아버지들 그들이 있어 지금의 장족의 발전이 있는 것이다. 새마을 운동의 가사로,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