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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싸울 뻔 했다.-4회

색깔이 존재하는 이유

하마터면 싸울 뻔 했다.


색깔이 존재하는 이유.


빨강색이 말을 걸어 온다.  그건 친절하고 상냥한 말을  걸어 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시비를 걸어오는 것 같다. 질풍노도 시기를 겪고 있는 사춘기 청소년 마냥, 그냥,  모른척 하고 싶다.   빨강은 누구보다 자신의 존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빨강을  태양에 비추면 주변이 불 바다가 되고 만다.  온몸을 금방이라도 불태워 버린다. 몸이 데이지 않아도 그냥  뜨겁다. 용광로가 따로 없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멀리서 쳐다본다. 하마터면 미친년 마냥 싸울 뻔 했다.


주황은 깐죽 거린다. 시비를 걸면 한번 붙어보자고 펀치라도 날려 보련만,  맷집이 좋으면 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서라도 노리련만, 주황은  다 좋단다. 그 놈의 ' 오지랖' 하고는 동네 방네 ,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도와주고 싶단다. 도움을 거절하면 그래도 도와주고 싶단다. 아직 힘 자라는데 까지 혼자 할 수 있다. 말을 하건만 벌써 따라 자선다. 그 놈의 '오지랖' 하고는 동네 방네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재미거리 삼아 삼삼오오 쳐다본다. 하마터면 미친년 마냥 싸울 뻔 했다.


노랑은 자꾸만 자기만 봐달라며 앙탈을 부린다. 애교도 때론 지겹다. 신혼도 몇년 지나면 구혼이 되고 교태를 부리는 첩년도 자주 보면 신경질이 난다. 마누라도 첩년도 모두다 지겨워 진다. '권태' 라는 단어가 머리를 헤집고 들이 닥치며 하늘을 향해 과함을 지른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수근수근대며 쳐다본다. 하마터면 미친년 마냥 싸울 뻔 했다.


초록은 화 나게 만든다.  무슨 성인군자 마냥  가지고 있는 걸 다 주겠단다. 필요 없다고 말을 해 준다. 그래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필요 할 것이라고 막무가내로 맞기려고 한다.  있는 것도 귀찮은 판에 덤까지 얹어 준다니 더 화가 난다.  지금도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오히려 한 곳에 대고 두 손 모아 사정을 한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멀뚱히 쳐다본다 하마터면 미친년 마냥 싸울 뻔 했다.


파랑은 주는 것 없이 밉다.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면서 마음을 꾹 꾹 다져 보지만 보는 순간 얼음이 된다. 몸의 감각마저 느낄 수가 없다.  몸의 살점이 찢겨 나가도, 움직이지 못하고 가위에눌린 년 마냥 꼼짝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젖 먹든 힘까지 보내서 ' 저항' 이라는 것을 해 본다. 입은 말을 한다. 그러나 지나가는 행인들은 듣지 못한다. 그냥 쳐다본다. 하마터면 미친년 마냥 싸울 뻔 했다.


보라 넌 누구냐, 아무리 이해를 해 주려고 해도 이해를 못해 주겠다. 남의 여자 살 냄새 맡으며 바람 피우고 들어온 남정내나,  암내 풍겨가며 꼬리 흔들고 놀다온 여편내도 다 자기들의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그런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단다. 절대 마음은 주지 않았다고 변명 같지도 않는 변명을 아주 뻔뻔하고 장황하게 늘어 놓는다.  들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고개만 갸우뚱거린다. 하마터면 미친년 마냥 싸울 뻔 했다.


검정은 보기에도 딱딱하다. 입에 뭔가를 물어본다. 돌을 씹었나 기분이 안 좋다. '잇빨' 라도 나갔다면 큰일이다. 말을 할 수가 없다. 성질대로라면 멱살이라도 잡아 보고 싶다. 힘 겨루기라도 해 봐야 가름이라도 할 수 있다. 더럽다 그래서 피한다. 아니 절대의 힘 앞에서 항복이라고 외치며 승부자체가 안된다. 하는 마음을 가져야 "후회" 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는다.  공포가 엄습해 온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고개한번 돌려주지 않는다. 하마터면 싸울 뻔 했다.


회색아 말을 좀 해 보렴, 이유를 알고 싶다.  이유를 잘 모르겠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답답해 죽을 맛이다.  '그냥' 이라는 말만 맴돌리고 있다.  모르면 모른다, 알면 알겠다. 아무 말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머리도 이해가 안되는데 가슴으로 이해를 하고 알아차려 달라고 너무 답답하다. 가슴이 답답하며 체한 느낌이다. 깨운 하지가 않는다.  가슴을 잡아 있는 모습을 지나가는 행인들이 무심히 쳐다 만 본다. 하마터면 싸울 뻔 했다.


흰색은 화를 안 낸단다. 소위 말하는 자기로 인해 일어난 일이란다. 다 자기 잘못이란다. 여튼  다 잘못했단다. 그냥 없었든 것으로 하고 항복을 하겠단다. 너무 시시하잖아. 그래서 화가 더 난다.  지금까지 ~ ~은 다 헛일, 너무 화가 난다. 아니면  항복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단다 시작도 언제 할지 모르겠단다. 갑자기 "회피"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무 책임", 이라는 단어도 함께 중복되어 머리를 헤집고 퍼즐 맞추듯 어지럽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가만히 쳐다 본다. 하마터면 싸울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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