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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을 '용기'로 시작하다

내게 주는 새해 선물

by 춤몽

시댁에 가지 못해 한가함을 선물 받은 2025 구정.

오늘 아침에는 오랫동안 연락도 못 하고 소원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카톡을 보내며 인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원래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잘 전하지 않는 무심한 사람이다)


사소한 오해로 1년 넘게 연락을 피했던 사촌 동생에게,

재학 시절과 구직 시기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교수님께,

경단녀라는 피해의식에 휩싸여 나 홀로 질투했던 잘 나가는 20년 지기 친구에게,

요양원에서 떡국 대신 죽을 드시며 새해를 맞으셨을 외할머니께,

그밖에 나를 알고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오전 내내 연락을 전한 사람들에게서 받은 답장과 목소리는 하나같이 다정했고, 반가움이 가득 묻어났다.

그중 몇몇은 오랜만에 연락한 내게 서운했다고 했지만, 전화를 끊을 무렵에는 보고 싶고 그리웠다 말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방구석에서 훌쩍이며 답장을 읽고 또 읽었다.


먼저 다가가고 손 내밀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이 한 살 더 먹는 만큼, 작년보다 책임감 있고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쉽지 않았지만 먼저 다가간 덕분에 마음의 묵은 짐을 덜고, 후련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을 수 있었다.


'콜 포비아(call phobia)'를 극복하고 통화 버튼을 누른 나를 셀프 칭찬한다. 2025년, 내가 내게 주는 새해 선물은 바로 '용기'다.


한 해를 충만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연락처 목록을 열어, 보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연락해 보시기를.

당신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그들은 두 팔 벌려 당신의 소식을, 당신의 목소리를 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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