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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심 기르기

매몰비용, 매몰기억

by 따봇

우리는 종종 과거에 지나간 일에 대해서 고찰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때 왜 그랬을까? 왜 이것밖에 못했을까? 이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이러한 생각을 하며 밤잠을 설칠 때도 있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들 이런 조언을 하게된다. "야 그만 잊어버려 그런 기억 떠올려서 뭐해?"


과연 우리는 그런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서 떠올리는 걸까? 우리가 마조히스트가 아닌 이상 일부러 기억을 떠올려놓고 자책하지는 않는다. 이 기억들은 저절로 떠올리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이 기억들을 억제하는 것이 가능할까? 어떤 특정한 것을 생각하지말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더욱 더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실험에 대하여 다들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가슴 아프고 괴로운 기억들은 통제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기억들로 우리가 계속 고통받고 스트레스를 받아야하는 것인가? 아니다. 이런 기억에 우리는 다른 방법의 생각을 떠올리면 된다. 특정 생각을 떠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려운 거면 다른 사고방식을 통해 상쇄하면 되지 않겠는가?


앞서 주식 관련하여 매몰비용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심리학에서도 '매몰비용의 오류'란 개념이 있듯이 우리는 변화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이미 지나간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이런 과거에 부끄러운 기억, 그리고 짜증났던 기억에 매몰기억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매몰기억에 있던 것들 중 이제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에 대해서는 '매몰기억일 뿐 이제 안 일어남'이라는 생각을 그 기억 뒤에 붙이자. 예를 들어, 대부분 어린 시절 소변 실수를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기억을 떠올리자마자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 소변 실수 했는데 나는 어른 되어서는 이런 실수를 할 턱이 없지' 이렇게 말이다. 참고로 모두가 이미 이런 비슷한 사고방식을 통해 어린 시절 소변 실수를 한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있을 것이다. 분명 그 당시 부끄럽고 수치스럽다고 생각했을텐데 지금은 별 생각 없지 않는가?


자, 이제 내가 전 글에서 언급했던 성과평가 관련 상황을 살펴보자. 심증에 불과하지만(공무원 인사 시스템이 정말 황당한게 많지만 성과평가를 하는데 평가자를 보호하기 위해 성과가 왜 낮게 나오는지 알려줄 수 없다는 대답에 정말 막장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나에게 성과평가를 한 상사 2명 중 한 명이 나에게 매우 낮은 점수를 주었고 이것으로 인해서 나는 성과급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하위 점수를 받고 성과급을 못받게 된 것은 이미 지나간 것이므로 이것은 '매몰기억'에 불과하다. 이때 나는 어떤 사고방식을 덧붙여야 할 것인가? 이 사고방식을 정확히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야한다. 앞으로 이런 황당한 상사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최악의 점수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방법을 자세히 연구한 뒤에 이제 이런 사고방식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이제 앞으로는 이런 거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거야'


우리는 흔히 이러한 방법을 연애할 때 쓰기도 한다. 전 애인을 미래의 애인으로 잊기 위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전 애인 관련된 기억을 떠올리면서 괴로워하지말고 이제는 새로운 사랑을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전의 연애에서 실수했던 점을 반추하기도 하지 않는가? 그렇게 하다보면 술 먹고 주정 부리는 시간이 줄기도 하고 자기계발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래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올바른 선순환이 아니겠는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괴로운 기억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앞으로 이런 괴로운 순간이 다시 찾아왔을 때 우리는 예전의 우리가 아님을 증명해보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는 이 확신을 이 괴로운 기억에 덧붙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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