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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롬 Apr 02. 2024

혼돈

두근대는 마음으로 침대 위에  누웠다.

따뜻한 액체가 몸에 덮인다.

몸을 스쳐 지나가는 둥근 촉감

기계를 잡고 천천히 몸을 훑는 의사의 손과 모니터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 내 신경이 곤두선다.

유난히 한 곳에 머무르는 기계

의사는 알 수 없는 말을 간호사에게 전한다.

이상이 있나... 직감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작동한다.

"모양이 안 예쁜 혹이 있네요.. 조직검사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의 말에 심장이 내려앉는다.

그 이후 머릿속은 양성일 때와 악성일 때의 상황을 오간다.

'에이.. 아닐 거야...

근데 혹시라도 안 좋은 상황이면 어떡하지..'

괜찮은 척 웃고 있지만 사실은 괜찮지 않다.

4살 어린 아들이 눈에 밟힌다.

저 아이에게 하루라도 더 있어줘야 할 텐데...

이미 마음은 미래 저 어딘가에 가있다..

혹시 모를 불안감에 그저 아이를 한번 더 안아본다.

주체 못 할 두려움에 그저 아이에게 한번 더 웃어본다.

엄마가 꼭 지켜줄게란 뜻인지

엄마 좀 지켜주란 뜻인지

알 수 없는 마음만이 어지럽게 맴돈다.

나 무서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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