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너를 힘들게 한 걸까
아픈 아이를 데리고 매일 병원에 가느라 분주하다 큰애는 학교로 우리 부부는 작은 아이와 병원으로
같이 집을 나와 같은 방향인 학교로 간다면 얼나마 좋을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작은애는 사람들이 마주치면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랐다.. 학교 안 가고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 탓에 번번이 숨만 삼켰다 항상 마스크를 쓰는 시국이라 맨 얼굴 표정이 티 안 나니 다행스러울 뿐
동생의 상태가 안 좋은 걸 알지만 자세히 어느 정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고 그저 병원에 매일 가서 치료받는 게 일상이었다 그사이 해프닝처럼 작은 아이가 실명이 되었다고... 소문이 났다 아직 어린 2학년 친구들 1학년 입학식도 못하고 시작된 학교생활 어영부영 이제 막 2학년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그저 담담히 웃으며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친구들에게 변명을 말해줄걸 그랬나 싶다가도 또 다른 이야기가 덧붙여져 아이가 나중에 듣게 될까 봐 선뜻 말하지는 못했다.. 나중에 본인도 듣고 나에게 말해준 적이 있었다 확실한 단어 의미를 모르는 것 같이 담담히 말해주는데 내 가슴이 미어졌다
아무것도 아닌데 아픈 아이가 생기니 죄인 같은 자격지심이 드는구나.... 남에게 상처 준 것도 아닌데..
아이가 아픈 게 내 죄 같아서.. 씩씩해지자 괜찮다 나아진다
많이 아프지만 나아지기 위해서 치료 잘 받고 있다고 그러니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마음이 아프니 하지 말아 달라고 친구 엄마들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그전에 다니던 학원 선생님께도 전화를 했다
시간이 지나 아이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일상생활을 시작했다..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잘 치료받고 검사실 선생님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으며 조금씩 더디지만 처음보다는 좋아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니까 더 좋아질 거라고 매일 기도하며 매일 밤 잘될 거라 마음을 다독이며
아이들을 위해 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 집안을 돌보며 병원에 다닐 수 있는 지금에 충실히 지내는 게 감사했다
큰애는 여자아이라 늘 의젓하고 잘 챙긴다고 여기었던 부분은 지금은 많이 후회한다.. 조금 더 잘 챙기고 마음을 조금 더 맘 쓰고 잡아 줄걸 너무 잘한다고 믿고 맡기다 보니 너무 애어른처럼 생각했구나.. 맘이 여린 큰애가 동생의 병을 자세히 알면 걱정에 휩싸여 생활할까 봐 자세히 말하지 못한 게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어려도 알아듣고 이해했을 텐데 그대로 말해줄 건데 너무 늦게 말한 게 잘못인 듯싶었다
병원에 다니느라 아픈 아이 뒤치닥 거리 하는 엄마 아빠를 보다 늘 씩씩하던 큰애는
나중에 혼자 조금 소외감이 들었어서 서운했고 항상 엄마의 시선이 항상 동생에게 있으니 마음이 조금씩 아팠던 거 같다.
그래서일까 3살 차이 큰애의 사춘기가 제대로 왔고 우리 부부는 마음을 졸이는 상황에 아픈 작은 아이가 조금씩 좋아지고 조금 나아질 무렵 안 아픈 큰애가 우리 마음을 후벼 파듯 아프게 했다 그만큼 사춘기로 힘들었고 시끄러웠다 믿고 의지했던 아이는 우리가 모르게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
아직 동생은 아프고 큰애는 아프지 않으니 우리는 계속 이 시간을 이겨내야 하는데.. 나는 가끔 힘들다... 가끔은 모두 두고 훌쩍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데 코로나로 꼼짝없이
집안에서 서로 눈치 보며 서로 괜찮은 척 치열하게 버티고 지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