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혼자 참지말지

괴롭힘

by 청개구리엄마

아이는 내가 눈치챌 틈 없이 속이 깊고 엄마가 속상하거나 슬퍼서 울까 봐 내내 마음이 먼저 자란 게 안쓰러웠다 너무 일찍 철이 든 게 속상해서 나이에 맞게 지금 사춘기가 와도 괜찮아 와야 되는 게 당연한 건데... 사춘기는 안 하고 싶단다

늘 밝고 장난기 많은 아이로 씩씩하게 지내는 줄.. 반친구가 1학기때부터 괴롭히고 있다는 걸 끝까지 나에게 먼저 말하지 않았다 다른 친구의 엄마를 통해 아이가 위험하다는 신호를 알려주었고 또 다른 친구 엄마에게 확인한 후에야 엄마가 네가 힘들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말해 줄 수 있느냐 하니 입을 열지 않으려다 한마디 두 마디씩 지금 나서지 않으면 다른 잘못을 할 수 있다고 바르게 잡기 위해 또 다른 일이 안 생기게 해야겠지 그제야 한 마디씩 입을 열어 주었다 자기가 아파서 엄마가 힘든데 이건 혼자 참아내면 괴롭힘의 시간이 끝날 거라 생각으로 불리해질 수 있는 자신의 처지 말하지 않고 감수하고 받아내고 있는 게 뻔히 보였다 철이 너무 일찍 들어서 아파서 슬퍼할 엄마를 먼저 생각하고... 미안하고 속상했다 왜 말하지 않았냐고 답답해서 어떻게 견디어 냈는지 속에 돌덩이를 짊어지고 혼자 힘들었겠다

말하고 난 뒤 속이 후련해진 듯 아이는 다음날 몸이 아파서 입원을 했고 퇴원 후 잘못한 아이들에게 사과도 받고 학교 처분을 기다릴 예정이다 어찌 되었든 우리 아이는 괴롭힘을 당해도 나에게 먼저 말하지 않은 게 많이 슬프고 미안했다 나는 강하다 씩씩하다 말해도 아이는 엄마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몸보다 마음이 너무 자라서 짠하다

아들아 엄마한테 뭐든 이야기해 줘 다른 건 다 말해주는데 이렇게 중요한걸 왜 진작 말하지 못한 거야 바보같이 너 먼저 생각해야지 엄마걱정이 먼저 인 네 마음이 참 얄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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