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란 인사

by 인해 한광일

참 오랜만에

버스를 탔는데요


날 저물던 좀 전엔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는 사람들도

황혼 속으로 나래 치는 새들도

보았는데요


지금 이 시간에야

친구를 버스에 태우는 게 아쉬워

'잘 가라, 친구' 하는

어떤 술 취한 사람의 떨리는 인사에,

움직이는 버스 뒤로 밀리면서도

그대로 붙박여 있던 슬픈 인사에,


그들과 아무 상관도 없는 내가

울컥 눈물 날 뻔한 건

나도 취해서였을까요?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그래, 인마. 전화할 게 들어가, 들어가' 하는

창 밖 미련 많은 친구 모습에

차창에 걱정을 박제한 채

연신 손을 흔드는 그의 친구의 인사에

마음 뜨거워지던 것도

내가 좀 취해서였을까요?


남자들끼리 무슨 사연인데

인사가 저리 뜨끈할까 생각되데요,

그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지만요


생각해 보면

이런 인사보다

더 따뜻한 인사 없는 거 맞죠?


그게

엄마의 인사든

각시의 인사든

친구의 인사든

인생의 인사든


생각해 보면

잘 가란 인사

잘 있으란 인사

참 예쁘고도 슬픈 인사예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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