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아래 서다

큰비가 왔다, 폭포는 야수가 되어 있었다

by 인해 한광일

나로선

단 한번도

해 본 적 없는 일들을


너 한 번 볼 테냐며

물줄기가

깔깔댄다


큰비 뒤에

올려다 본

까마득한

절벽 끝에서


하늘 모퉁이

거침없이


무너진다

고꾸라진다

쏟아진다

부서진다


뛰어 들고

떨어져 내림에

망설임 없다


와르르

와르르
우당탕

우당탕


환호성으로

깨어지고

눈부시게

박살난다


오백 살 할아버지의

휘날리던 흰수염만 같던

폭포,


큰비 온 뒤엔

저리

물기둥으로 내리 꽂히며

사람들 정신

쏙 빼놓곤


떨어진 물자리에선

국냄비처럼 들끓으며

몸 뒤치며 용틀임하다

다시 팔짱을 풀고


산 아래로

산 아래로

굽이치며

내달린다


서로들

어깨 겯고

깔깔깔 웃으며

내달린다


나로선

앞으로도

꿈도 못 꿀


물들의 폭발

물들의 자멸

물들의 명랑

물들의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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