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그리 됐네
세상이 거의 다 이렇지 않나?
콩이여, 꿈을 가져라 해도
콩은 알았다면서도
제멋대로 싹 틔우고
꽃 지우고 꼬투릴 맺었지
열심히 콩답게 여물어
콩나물도 되고
콩자반도 되고
인절미 옷도 되고
네 꿈이 뭐였더라?
콩떡이 묻는 말에
사는 게 바빠서...
다들 그리 대답했지
꿈을 잊고 살았지만
열심히 살아 낸 것만으로도
이렇게 다들
큰일을 해낸 줄도 모르데
꼭 꿈만 피어나는 건 아니야
꿈이 아닌 다른 것을 피웠지만
너희들도 이젠
누군가의 꿈이란 걸 모르겠니?
너흴 보고 자랄 콩들도 실은
또 제멋대로 크겠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면
또 뭐가 되어 있곤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