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 모음1

살다보니 그리 됐네

세상이 거의 다 이렇지 않나?

by 인해 한광일

콩이여, 꿈을 가져라 해도

콩은 알았다면서도

제멋대로 싹 틔우고

꽃 지우고 꼬투릴 맺었지


열심히 콩답게 여물어

콩나물도 되고

콩자반도 되고

인절미 옷도 되고


네 꿈이 뭐였더라?

콩떡이 묻는 말에

사는 게 바빠서...

다들 그리 대답했지


꿈을 잊고 살았지만

열심히 살아 낸 것만으로도

이렇게 다들

큰일을 해낸 줄도 모르데


꼭 꿈만 피어나는 건 아니야

꿈이 아닌 다른 것을 피웠지만

너희들도 이젠

누군가의 꿈이란 걸 모르겠니?


너흴 보고 자랄 콩들도 실은

또 제멋대로 크겠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면

또 뭐가 되어 있곤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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