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 모음1

시가 울었다

by 인해 한광일

넘어질 계절이 아닌 곳에서 넘어져

시는 숨이 멎었다


슬퍼하는 사람들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시는 눈물지었다


아직도 슬픔이 덜 녹았느냔 묵음(默音)에

설움이 북받쳐

시는 어깨를 들썩였다.


연신 허물어지는 시를 흘기며

멀리 돌아가는 발뒤꿈치 뒤에서


시는 가슴이 시려

흐느껴 울었다


수천 송이 흰 국화꽃을

맑은 손으로 어루만지며


시는

눈이 짓무르도록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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