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모음2

크리스마스 이브, 고얀

by 인해 한광일

크리스마스 선물 받을 나이를 지난 녀석들이

모임 시간 바쁜 거울 뒤에서

한꺼번에 능글거린다


늦둥이 중2 아들 녀석,

아빠, 크리스마스 이브 날

산타 할아버지는

세상 모든 착한 아이들을

일일이 찾아갈 수가 없어

집집마다 아빠를 보냈다는 게 무슨 소리야?


다니러 온 시집 간 큰딸,

올핸 아빠 퇴직한지 일 년 다 되도록

엄마가 아빠한테

잔소리 꾹꾹 참고 ,

밥도 꼬박꼬박 해주셨다던데

그런 엄마가 애들 같았으면,

산타 할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실까, 아빠?


덩달아 마누라까지,

이브 날 약속 잡는 산타 할배도 있다냐?

술 먹고 어둠 타는 거, 음주 운전 아닐까?

설마, 애들 자랄 때, 착해라 착해라 했으니

평상시 모임 징글징글 다녔으면서

크리스마스 이브 날까지

밤늦도록 놀다가 착한 손주도 까먹고

빈손으로 살금살금 들어오진 않겠지?


퇴직 1년 차

나야말로 정작 누가

선물 하나 툭 떨어뜨려 줬음 좋겠는

첫 크리스마스 이브 날 신발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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