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엄마가
팔 걷어붙이고
김치 담으신다.
평창배추가
신안 천일염에 절여지는 동안
의성 마늘이 다져지고
하남 대파가 다듬어지고
봉동 생강이 벗겨지고
남양주 먹골배가 쪼개지고
한숨 죽은 배추 위로
태양초 고춧가루 벌겋게 쏟아지고
광천 새우젓 한줌도 뛰어 들어
다 함께
버무려지고
버무려지고
뒤버무려져
다 함께
한통속이 되어
한통 속에서
한숨 푹 잔다.
할머니와 엄마가
힘을 합해
배추김치 한 통 담는 데도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는 걸
남자라서 그렇겠지만
처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