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추억의 먹거리를 만나며 미소를 지어봅니다.
어린 시절에는 무쇠도 녹여 먹을 만큼 왕성한 식욕이 어디서 그렇게 솟아나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습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이모님댁 툇마루에 앉아 먹던 여름의 맛들이 떠오릅니다. 아기를 업은 모습이 귀여운 옥수수를 까보면 수염도 달려있고 나란히 줄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갓 쪄내 김이 펄펄 나는 옥수수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습니다. 뜨거운 옥수수를 호호 불어가며 한 알씩 떼어먹다 보면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졌지요.
커다란 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감자밭으로 사촌들과 노래를 부르며 달려갑니다. 커다란 감자뒤로 줄줄이 따라 올라오는 감자들을 바구니에 담아옵니다. 시원한 매미소리를 들으며 포슬포슬하게 쪄낸 감자를 배부르게 먹고 나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습니다. 여름은그렇게 매미 소리와 옥수수와 감자의 구수함으로 기억됩니다.
졸업식 날이면 떠오르는 풍경이 하나 있습니다.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들고 오신 빳빳한 상장통, 그리고 그날의 하이라이트였던 짜장면입니다.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빛깔의 짜장면은 그 시절 가장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졸업식을 마치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던 그 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지요. 조금 여유가 있는 날에는 노란 탕수육까지 곁들였습니다. 끈적하고 달콤한 소스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의 그 기분은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습니다.
맛에 대한 기억은 집 안 구석구석에도 스며있습니다. 멸치 국물을 진하게 우려내고 밀가루 반죽을 밀대로 넓게 펴서 숭숭 썰어내던 엄마의 칼국수가 그립습니다. 호박과 감자를 듬뿍 넣어 투박하게 끓여낸 그 한 그릇은 세상 그 어떤 맛보다 든든했습니다.
설날이면 방앗간에서 갓 뽑아온 가래떡을 설탕이나 꿀에 찍어 먹던 기억, 연탄난로 위에서 통통하게 부풀어 오르던 떡국떡의 고소한 냄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건빵 봉지 속에서 보물처럼 찾아내던 별사탕은 또 어땠나요. 동생들과 싸우지 않게 개수를 맞춰 나누어 주던 그 별사탕은 단순히 설탕 덩어리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그 작은 별들은 여전히 내 가슴 속에서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맛, 당신의 기억 속에는 어떤 음식의 맛과 향기가 별사탕처럼 반짝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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