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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작가 Oct 02. 2024

가을

새로운 계절

 질긴 인연처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가 어느새 물러갔다. 이제 밤에는 보일러를 틀어야 하나 싶을 만큼 싸늘한 공기가 느껴진다. 무심코 쳐다본 나무들은 한결 색이 농익었고 곳곳에 이미 갈색으로 슬며시 물든 곳도 보인다. 하늘은 빈 캔버스에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선명해졌다. 하늘을 사이사이 메꾸고 있는 구름은 파란색 위에 하얀 물감을 덧바른 듯하다.

‘죽음의 수용소’ 책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나치 수용소에서도 노을 지는 하늘의 풍경과 같은 살아 숨쉬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 되었음을 기록했다.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그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여러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않고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뜨거웠던 한여름의 열기를 선선한 가을 바람이 식히듯...들뜨고 때론 무더위에 지쳤던 나의 여름도 이제 차분한 색으로 물들여야겠다. 열어놓은 창문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들어온다. 내 삶의 새로운 계절도 그렇게 나의 일상으로 들어온다.


*바흐의 '예수 기쁨 인간의 소망'곡을 첼로버젼으로 들으면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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