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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들 Aug 10. 2021

두 번째 카카오톡 채널 노출


브런치를 운영하면서 벌써 두 번째 카카오톡 채널에 내 글이 노출되었다. 첫 번째 글은 ‘오늘 낸 용기’였고 두 번째 글은 ‘비누의 귀환’이었다. 라이킷 수만 보면 내 글이 포털에 노출됐었는지조차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아주 조용하게 글을 읽고만 갔다.


그래서인가 많은 사람들이 봐줬다는 사실이 기쁘기보단 라이킷이나 댓글을 남길 만한 가치가 없는 글임이 증명된 듯 해 씁쓸한 감정이 앞섰다. 잠시 잠깐 행인의 손을 스쳤다 길거리에 버려진 전단지가 된 기분이랄까. 나 또한 하루에도 무심하게 수십 개의 기사를 손가락으로 튕겨가며 읽는 주제에 내가 쓴 글이 똑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참을 수 없나 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채널에 노출된 두 글은

모두 ‘환경’에 대한 이야기였다.


카카오톡 채널에 노출되는 기준은 도대체 뭘까. 컴퓨터가 아닌 어느 ‘인간’ 담당자가 내 글을 읽고 글이 좋아서 채널에 추가해줬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AI시대에 사람이 일일이 글을 읽고 큐레이션 했을 것 같지는 않고, 두 글 모두 ‘환경’에 대한 이야기인 것으로 봐서 ‘환경’ 태그 때문인 것 같은데 카카오톡에는 ‘환경 관련 글 우선’과 같은 내부 정책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런 식으로 하면 모든 글에 환경 태그를 달 테다.


흔히 나이가 들면 꽃이 좋아지고 식물이 좋아지고 환경을 사랑하게 된다는데 난 어렸을 때부터 식물과 환경을 사랑했다. 씨앗에서 움트는 새싹을 보며 쓰다듬기도 하고 요리하고 남은 기름을 그대로 하수구에 버리는 남자 친구를 경멸하기도 했다. 이 모든 건 아마 어린 시절 구독했던 환경 잡지의 영향이 컸을 거다. 어린 시절 나는 초등학교 내내 매달 우리 집에 배달됐던 잡지 ‘까치’를 보면서 활엽수와 침엽수에 대해 배우고 폐유를 뒤집어쓴 오리를 보고 눈물지었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과학동아다 뭐다 이런저런 잡지가 많았던 거 같은데 요즘에도 아이들을 위한 환경 잡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연의 친구 까치


아무튼 요즘 MZ세대들이 환경에 관심이 많은  아마도 이런 유년시절의 기억이 은연중에 작용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작은 ‘가치소비 모여  거대하고 뒤틀린 자본시장을 정화해나가는 필터가 .(갑자기 거창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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