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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들 Sep 27. 2022

아이 앞에선 찬 물도 못 마신다더니

수리남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을 보았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수리남’이 ‘수리하는 남자’의 약자인 줄 알았는데 사실 ‘수리남’은 남미에 있는 나라 이름이었다. 어쨌거나 재미 하나는 있어서 원래 비속어가 난무하는 조폭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 나와 남편조차도 은근히 재미있게 보았는데, 황정민 배우가 ‘개X끼야’를 어찌나 찰지게 말하던지 나도 모르게 흉내를 내보고 싶어졌다.


“개X끼야…”


나지막이 혼자 읊조렸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남편이 나에게 초콜렛을 권하며 말했다.


“Eat this(이거 먹어). 개X끼야…”


“뭐?!?!???!:₩:₩/!2&3”


처음 받아보는 충격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애들 앞에선 찬물도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더니 외국인 남편 앞에서는 말 한마디도 함부로 하면 안되는구나. 비속어라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까지 센 욕인지 몰랐던 남편은, 울상이 된 내 얼굴을 본 뒤에야 심각성을 깨닫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그냥 재미있을 줄 알고 따라해본 것 뿐이라며. 나도 알아. 아는데…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졸지에 남편에게 쌍욕을 들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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