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덕을 보는 여름입니다

by Bell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컨디션 난조로 무기력해지는 데다가

어제고, 오늘이고 무더위에 내보이고 나면 그저 될 대로 되겠지, 놓아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놓아버리고 시작했다.

덥겠지, 무기력하겠지, 지난하겠지 하고.


그리고 컨디션이 떨어질 때마다 열심히 먹으며 충전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기운이 나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한여름날 베어 무는 시원한 수박, 새콤달콤 자두, 부드럽고 딱딱한 복숭아.

물 대신으로도 먹고 간식으로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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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에 웅크리고 있다 모습을 내보인 포슬포슬 여름 감자는 끼니 대신으로도 먹었다.

어느 날은 감자를 우물거리다 새삼 이런 게 땅 속에서 나는 것도, 토실토실 몸집을 키운 것도 신기하고 기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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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여름에는 에어컨 나오는 시원한 곳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 나도 모르게 "여기가 천국이지!"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다른 계절보다 자주 천국을 만나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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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은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내 안의 어린아이를 흔들어 깨운다.


올해 여름은 음식 덕을 많이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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