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
나만 이렇게 매일매일 미치지않기위해 싸우는걸까. 매일 빨래만 주구장창 할 수도없는 노릇. 다들 이렇게 사는건가.
돌릴 빨래가 없으면 이제 한국스타일 목욕을 하기로 다짐한다. 한국과 동떨어진 이 섬나라에서 나에게 위로를 주는건 어릴때 목욕탕에서 엄마가 나를 위해 때를 밀어주던 초록색 이태리 때타올. 그렇게 가기 싫던 목욕탕, 엄마손에 때가 밀려서 온 몸이 다 빨개지고 마지막에 손에 데미소다같은 음료수를 들고나오던게 나를 버티게해주는 힘이 됐다니, 괜히 엄마에게 더 고마운 날.
한시간 목욕에 돌입한다. 살기위해서 하는 목욕이지만 막상 샤워기 밑 물에 들어가면 모든 근심이 다 씻기는 느낌이다. 때를 밀기위해 때비누를 쓰는건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근간. 그리고 머리를 감고 이날은 특별히 비싼 헤어팩을 잔뜩 발라두고 집게삔으로 올려둔다. 얼굴엔 워시오프팩을 올려두고, 또 때를 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싼 바디워시를 꺼내 마무리를 한다. 엄마가 때를 밀어줬던 때처럼 온 몸이 다 빨개질쯤이면 이 모든 루틴이 끝난다. 이정도면 됐다는 기분이 절로든다. 그러고나면 몸이 아주 조금은 가벼워진다. 이렇게 오늘도 하루를 살아냈다.
감정루틴
[ 무기력한 날의 루틴]
1. 한시간 목욕에 돌입한다.
2. 때비누 -> 머리감기 -> 헤어팩하기
3. 온몸이 빨개질 때까지 때 밀기
4. 오늘도 잘 해냈다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