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5 : 이토록 행복한 아침

by 김부경

아픈 덕분에 누릴 수 있었던 큰 축복 중 하나가 우리 둘째의 초등학교 입학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우리 첫째가 유치원 차를 타고 등원하는 것과 하원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등교와 하교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미국에서 가장 행복했던 것 중에 하나가 아침에 아이들이 학교 가는 모습을 내가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첫째가 아침에 집을 나서면 손 흔들어 인사해 주고, 둘째를 차에 태워서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을 했다. 오후에는 일찍 퇴근해서 둘째를 다시 픽업하고, 집에 돌아와 아이들의 간식을 챙겨 주었다. 둘째를 학교에 내려주고 연구실로 향하는 길에 마음이 기쁨으로 가득 찼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고, 나는 일을 하러 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대학병원의 아침은 일찍 시작되기 때문에 도저히 아이들의 등교와 등원을 보고 출근할 수 없었다. 그런데 휴직 중에 우리 둘째가 입학을 했기 때문에 첫 한 달은 내가 등교를 시켜줄 수 있었다.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었는지 모른다. 아직은 차가운 3월의 아침 바람이 그토록 설렐 수가 없었다. 나뭇가지마다 간질간질 새 순이 올라오고, 수줍은 듯한 아침 햇살이 아이의 가는 길을 환하게 밝혔다.


생각해 보면 고통도 완전한 고통덩어리는 아니다. 어떤 고통스러운 일 가운데 있다 할지라도 그 속에 행복이 보석같이 알알이 박혀있다. 신기하게도 나는 힘들거나 우울할 때마다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에게 일어난 이 기적 같은 일을, 나에게 하나님께서 행하여 주신 일들을 이야기하면 다시 기쁘고 감사해졌다. 그 하나하나의 위로가 고통 속에 박힌 아름다운 보석과 같다. 나를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의 기도가 내 고통의 시간 속에 알알이 박혀있다. 이제 멀리서 그 시간을 바라보면 그것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 아름다운 보석 볼이다.


4월이 되어 복직하던 첫날, 아이를 데려다주고 느지막이 출근을 했다.

딸아이가 학교 가는 길에 꽃 한 송이를 손에 쥐어주었다. 운전대 위에 그 꽃 한 송이를 올려두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출근길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이제 출근길도 행복하다. 아이의 등교를 보지 못하고 하는 출근도 여전히 행복하다. 그토록 행복한 아침을 누리게 하심도, 이처럼 설레는 출근길을 허락하심도 모두 감사하다. 이전에 내가 바쁜 아침이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아이의 등원 등교를 봐주지 못했기 때문은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예수님과 동행하는 법을 몰랐던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하면 모든 아침이 이토록 행복한 아침이 된다.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1.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
우리 주님 걸어가신 발자취를 밟겠네

한걸음 한걸음 주 예수와 함께
날마다 날마다 우리 걸어가리
2. 어린아이 같은 우리 미련하고 약하나
주의 손에 이끌리어 생명길로 가겠네

한걸음 한걸음 주예수와 함께
날마다 날마다 우리 걸어가리

3. 꽃이 피는 들판이나 험한 골짜기라도
주가 인도하는 대로 주와 같이 가겠네

한걸음 한걸음 주예수와 함께
날마다 날마다 우리 걸어가리
4. 옛 선지자 에녹같이 우리들도 천국에
들려올라 갈 때까지 주와 같이 걷겠네

한걸음 한걸음 주 예수와 함께
날마다 날마다 우리 걸어가리

지나의 '주와같이 길 가는것(찬송가 430장)' 찬양링크 입니다.

https://youtu.be/ETQWDHZZu5c?si=hWqRULp58tERZ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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