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좌절

못하는 게 아니라 안 되는 거야!!

by 모아
믿을 수 없다.
저들은 나에게 넌 안돼 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농악부를 뽑았다.

너무 하고 싶어 자진해서 농악부에 들어갔다.

장구를 배우고 장구춤도 익히고 참 재미있었던 것 같다.

선생님이 너무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그러다 초등학교 졸업이 다가 올 무렵 선생님은 엄마를 불러 예고와 같은 재단의 중학교를 소개해 주며 아이가 재능이 있으니 여기로 가서 무용부에 들어가 재능을 키워 보길 권했다.

그 소릴 들은 이후 난 온통 꿈에 젖어 있었다.

혼자 꿈을 꾸느라 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집안의 사건사고가 보이지 않을 만큼 행복했었다.

부푼 꿈을 안고 그 중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난 용감히 무용부에 들어가겠다고 담임 선생님께 말했다.

망설이던 담임선생님이 무용선생님께 말해 보겠다고 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은 없고 무용부 모집이 끝났다고 어떤 친구가 와서 말했다.

그 친구가"너네 집 비디오 가게 하지? 오늘 아침에 교무실 청소 갔다가 무용선생님이랑 담임선생님이 하는 말을 들었어."

"맞아 우리 집 비디오 가게야. 근데 그게 왜?"

"그래서 넌 무용부 안된데... 무용 샘이 아빠가 비디오 가게 하는데 어떻게 무용을 시킬 수 있냐고 이런 친구는 해봐야 곧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안된다고"

"뭐라고?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난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내가 무용을 하겠다는데 도대체 아빠가 뭘 하는지가 왜 중요한 건지....

같이 무용부에 지원했던 다른 친구가 "그럼 난?"

"넌 모르겠어... 내가 갔을 땐 그 얘기만 하고 있어서...."

같이 지원한 친구는 자꾸 나보고 같이 무용실에 가서 물어보자고 했다.

탐탁지는 않지만 나도 이대로 저 친구 말만 듣고 아니 그냥 가만히 있기엔 좀 억울한 생각이 들어 가보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다 수업을 마쳤다.

그리고 난 무용실을 찾아갔다.

이미 새로 모집한 무용부 친구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하늘거리는 치마도 이뻐 보였고 내가 꿈꾸던 무용 슈즈도 갖고 싶었다.

잠시 구경을 하고 있으니 무용을 준비하던 언니가 무슨 일로 왔냐고 물었다. 무용부 신청을 했는데 선생님께 물어보려고 왔다고 했더니 그 언니가 그랬다.

"무용부 모집 끝났는데 얘들이 새로 뽑힌 애들인데 잠시만 있어봐"하면서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 쟤들 무용부 하겠다고 왔는데요"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선생님과 무용부 아이들이 모두 우르르 몰려왔다.

선생님은 우릴 보자마자"몇 반이 지?"

친구가"7반인데요"하자 선생님은 큰소리로 "아... 너희들이구나. 너흰 무용부 안돼! 너흰 못하니까 그냥 가서 공부나 열심히 해!!"하고 마치 잘못 듣기라도 할까 봐 또박또박 한 단어씩 끊어 콕콕 짚어 주셨다.

덕분에 모든 아이들이 다 그 소리를 들었고 나 역시 여태 힌단어도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게 되었다.

모두들 수군수군 대며 우리 둘을 쳐다봤다.

우린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선생님은 귀찮다는 듯 무용실 문을 닫으며 아이들에게 연습 준비를 시키는 듯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