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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Jul 17. 2023

어르신 그건 성희롱이예요.

나의 카페 10

'보호받고 싶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


만원 버스 안에서 겨우 손잡이 하나에 매달려 차가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에게 떠밀려 이리저리 치이느라 정신이 없는데 뭔가 묵직한 손이 엉덩이에 았다. 설마 하며 몸을 틀어도 그 손은 또 따라온다.

몸을 돌릴 틈도 없어 가방을 내려 엉덩이를 막아보다 간신히 고개를 돌려보니 학생들 사이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보인다.

여고생 때 만원 버스 안에서 종종 일어나던 일이다.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일 짜증 나는 일 내가 알아서 잘 피해야 하는 일 그런 일이었다.

오히려 내가 잘 피하지 못하면 여자가 자기 몸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라 어디 가서 얘기도 할 수 없었다.


진상 할아버지 손님들이 성희롱 같은 발언을 해도

무슨 뜻인지도 못 알아듣는 남편


기분 나빠서 피한다는 아내에게 오히려 화를 내며 손님에게 제대로 대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들었다.

할아버지가 "여사장이 타주는 커피가 더 맛있다." 하니 남편은"아 그래요? 왜 그렇지? 뭐가 달랐지?

넌 얼음을 적게 탔지?"하고 나에게 묻는다.

제수씨 하고 부르는 70살 노인의 말에 기분 나쁘다고 하니 그게 왜? 기분이 나쁘냐!

그건 자기가 본인고등학교 후배라 그런 거다.

기분 나쁠게 아니라 한다.

70대 노인 즉 나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이 나에게 제수씨라고 하는 게....

 연예인 ㅇㅇ이가 너무 이뻐서  보면 볼수록 호로록 빨아먹고 싶더라 이야기한다.

그러곤 나를 쳐다본다.

토할것 같이 더러운 느낌이 온몸을 휘감아 소름이 끼쳤다.

기분 나쁘다고 말했더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런 걸 기분 나빠하고 어떻게 장사를 하냐고 도리어 화를 낸다.

장사하는 사람이 그런 것도 못 참냐고 오히려 핀잔이다. 남편인데 저런일에 저런말을


아마도 나는 보호받고 싶다. 잠깐 그런 생각을 한 듯하다.


 남편은 노인들이 오면 바를 벗어나 좌석에 같이 앉아 대화를 받아준다.

 나까지 받아주던 초반에는 어르신은 오시면 30분이고 한 시간이고 가지 않고 별의별 얘기를 다했다.

불필요한 일임을 한달정도만에 깨닳고 나는 그짓을 그만뒀지만 남편은 계속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와서 입구에 버티고 앉아 시킨 음료를 홀짝홀짝 거리며 들어오는 젊은 손님들에게  쓸데없이 말 건다는 게 귀가 안 들리시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게 되고 젊은 아가씨들은 무서워하며 눈치를 보았다.

소리 지르며 누가? 누가? 선생이라고?

다른 손님 새 음료 올려둔 사이에  다 먹은 본인컵 올려놓고 돈은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지나가는 손님 빤히 쳐다보고

담배 피우고 들어와서 냄새 풍기고 옷에서는 쩐내가 카페 안을 채우고....

나도 모잘라 다른 손님들에게 까지 피해를 주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하니 남편은 그럼 어떻게 하냐 할 수 없지 않느냐고만 다.

그래서 결국 남편이랑 싸우다 싸우다 테이크아웃 대기석을 치우고 인테리어를 수정하기까지...

그랬었는데


이젠 아무렇지 않게 남편이라는 사람을 앞에두고도 성적인 발언을 한다.


보호 따위는 없으니 스스로 피하고  대꾸도 안 하고 일부러 바쁜 척하고 어르신 오는 시간에 피해서 늦게 나오고...

그러다

  몇 번 딱 마주쳐서 말 받아 드렸더니 빵하나 주면서 가까이 다가와 수 씨만 먹어 하하하 혼자 껄껄 ........

수 씨가 만들어준 커피가 더 맛있다고 나 아닌 남편에게 말을 한다.

나는 정말 소름 끼치게 싫은데 어쩌면 그걸 아무렇지 않아 할까?

받아들이는 뜻이 너무 다르다.

 어르신은 분명 여자가 타줘야 맛있다는 뜻으로 한말인데 남편은 자기 커피보다 내가 내린 커피가 더 맛있는걸로 받아드린다.

그리곤 내가 이상하단다.

답답할 노릇이다.빙글빙글 웃으며 남편에게 귓속말 하듯 "여사장이 타준 커피가 더 맛있다!!" 미쳤냐고 말하고 싶은데 남편은 그냥 그렇게만 알아듣는다.뺨 맞을 행동을 하는데....

아무리 손님이라지만....

남편도 물로 보는거 아닌가?

남편은 남편이 아니라 타인같고.....바보같고....


요즘카페는 그런 곳이 아니다.

요즘 카페 손님은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되는 곳이 아니다.

장사라고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해도 되는 그런시절이 아니다.

아무 여자라고

그렇게 막 함부로 해도 되는 세상이 아니다.

.

.

.

요즘카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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