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아 Aug 03. 2023

공공연히

나의 카페11

한낮의 온도가 34도를 넘어섰다.

아스팔트위 열기는 이미 50도 60도 달걀도 익힐듯

뜨겁다.

카페 앞에는 작게 작게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활발히 이뤄져야 할 아파트 공사는 대출금리인상과 건축자재비 인상으로 점점 더 미뤄져 불투명하고 도로정비와 학교의 보수 작업으로 간간히 작은 공사들이 있었다 없었다

거리에는 정말 사람한명 보기 힘든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공사가 있는 날이면 조금 바빴다가 없는 날은 매상이 바닥을 친다.

그래도 곧 개학이라 학교만 바라보며 개학 준비를 한다.

청도 담고 새음료도 만들고 와플메뉴도 추가하고

아파트에는 여전히 어르신들이 간간이 왔다가 갔다가 삼일에 한번 오실까 말까


그런데 오시면 잔소리가 먼저 이어진다.

'아 왜 팥빙수를 안해 그거 하면 잘 팔릴텐데

어려울거 없잖아

저번부터 하라니까 안하고'

네 하고 그냥 넘기려는데

남편은 또 말대답을 한다.

팥이 너무 잘 상하더라 젊은 사람들은 안먹고 해서 안나가면 다 버려야한다.

그러면 냉동 시키면 되지 그걸 왜 모르냐?

팔 만큼만 내놓고 딱 그렇게 하면되지 아이고 답답하네

왜 말대답을 해서는 피곤하게 만드는가 싶다.

어르신들은 그냥 심심하시다.

하루종일 말할 사람도 없고 그냥 사건 사고가 만들고 싶으시고 얘기가 하고 싶고

하지만 좋은얘기는 하나도 없다.

늘 불평과 불만과 못마땅함의 연속일뿐

말을 이어 나가면 결국 잔소리를 듣거나 비아냥거림을 감수 해야 한다.

그냥 네 하고 마는게 속 편하다.

여기 아파트 분들은 대부분 당뇨가 기본이시다.

대부분 65세를 넘기셨다.

아무것도 드실수가 없다.

고작 카페에서 드실수 있는건 아메리카노와 우유가 전부이다.

팥을 샀었다.본인말대로 아주조금 덜어두고 결국 냉동실에 처박혀있다.

문제는 그 조금조차 팔리지 않아 그 조금을 3일에 한번씩 버리다 접었다.안하기로

막상 컵빙수를 팔동안은 한번도 오지 않으시던 분이다.


사실은 팥빙수가 문제가 아니다.

그게 아니라도 꼭 하나씩 걸고 넘어지신다.

에효 이러고 2500원짜리 커피를 팔아야 하나 그 생각만 100만번쯤 하고 앉아있다.

바빠야 하는데 한가해 보이니 잔소리들은 더 심해 지신다.


아이고 머리야 오늘은 전에 없던 편두통까지 몰려온다.

싫어하지 않으려 아침마다 다짐을 하건만...

7개월차 카페 여사장 노릇은 어르신들이 무섭다.


 똑똑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연세 지긋하신공사장 아저씨의 땀방울이 위대하다.

몸을 움직여 일을 하고 일한 댓가를 받을 수 있다는게 대단해 보인다.

하루 종일 심심함을 토로하는 아파트 할아버지들의

지루함과 너무 다른세상이다.

 아스팔트 열기속으로 훅하고 사라질것같은 땡볕에

얼음생수라도 얼려 드려야 겠다.


아메리칸와플준비중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르신 그건 성희롱이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