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코로나로 5, 6학년을 온라인 수업이 2/3를 차지한다. 현장학습, 체육대회, 졸업여행,.. 이런저런 재미난 추억을 쌓지 못하고 컴퓨터 너머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났다. 아쉬움을 품고 아들은 졸업식을 기다렸다. 졸업식장에 부모들은 참석하지 못하고 줌으로 교실의 모습을 관람하였다.
졸업식이 끝나갈 무렵 학교 앞으로 가서 교문 앞에서 아들을 기다린다. 온 가족이 아들의 졸업식을 축하해주고, 학교 운동장과 자연 학습터에 위치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었다.
어렵게 구한 생화 꽃다발을 기쁘게 받아준 아들은 꽃다발을 가슴에 품고 사진을 찍는다.
초등학교에 정이 들어서 졸업하기가 아쉽다는 아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며칠 전부터 아들의 아쉬운 졸업식을 어떻게 채워줄까... 계획을 짜 본다. 아들이 좋아하는 스테이크를 굽고, 훈제 연어와 샐러드를 준비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에 초를 밝히며 축하해주니 아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엄마의 마음을 꾹꾹 담은 축하 엽서도 전하였다. 사랑을 담아 써 내려간 글씨 속에 내 마음이 묻어난다.
아들의 함박웃음이 기쁘다. 행복하다.
엄마의 마음에 행복감을 안겨주는 첫 아들...
받는 것보다 주는 사랑이 복되다. 아들이 자라면서 엄마도 분명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엄마가 되고부터, 나의 삶의 이정표는 아이들의 시간표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큰 아이의 출생, 돌, 유치원 입학과 졸업, 초등학교 입학... 그리고 졸업. 이러한 시간의 이정표는 아이의 삶뿐 아니라 나의 삶에도 진한 발자국을 남겨놓는다. 함께 살며 사랑도 깊어진다.
학교 문 앞에서 아들을 기다리다 보니, 종종 혼자 나오는 아이들이 눈에 띈다. 졸업앨범 하나 들고 나와 홀로 어디론가 가는 아이들, 친구 서너 명과 다 같이 몰려 어디론가 가는 아이들... 주변에 가족은 보이지 않는다. 시대가 어렵다 보니, 부모님이 못 오셨나... 생각하다가 나의 기억은 나의 초등학교 졸업식으로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살면서 그 시절을 아쉽다고 느껴본 적은 별로 없다.
나의 국민학교 졸업식에는 아버지와 오빠가 왔었다. 친한 친구는 대학생 언니만 졸업식에 왔었다. 친구 언니가 친구와 나에게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우리 아빠와 오빠를 학교 운동장에서 왔다. 엄마는 장사를 나가셨다.
몇 발자국 떨어져 앞서가는 아빠를 따라 나는 꽃다발도 없이 중국집으로 따라갔다. 거기에서 600원 하는 짜장면 한 그릇을 먹었던 날, 그날이 나의 첫 졸업식이었다.
먹고사는 일이 고단했던 부모님은 자식들의 대소사에 참여하기가 힘들었던 게지..
한편으로 이해는 되면서도, 나는 나의 아들에게 이러한 시즌에는 마음껏 사랑을 채워주겠노라... 마음을 먹는다. 아들이 엄마의 사랑함을 가족이 사랑함을 찐하게 느끼기를 바라면서...
내가 자녀에게 사랑을 채워주면서, 어린 시절 나의 덜 채워진 사랑이 함께 채워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