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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닢이 Jan 21. 2021

내 아이가 자폐성 장애가 있으면 어떡하지?

본인의 자녀가 자폐증이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의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말


내 어머니는 그녀의 아들이 말을 시작하는 시기가 느리다고 말해 줄 의사가 필요 없었다. 교육학과를 전공하신 분으로서, 어머니는 통상적인 아이라면 생후 18개월에 두세 단어 이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녀의 아들 (내 동생) 은 "엄마~" 나 "아빠~", 또는 그것에 가까운 어떤 단어도 말할 수 없었다. 한 소아과 의사가 그 또래의 아이들이 보통 수십 가지의 단어를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말했을 때, 그녀는 불안해했다.


그 소아과 의사는 내 어머니를 언어치료사와 발달장애 의사에게 소개해 주었지만, 예약이 전부 다 마감되어서 몇 달 뒤에나 첫 번째 진료를 예약할 수 있었다.


내 동생은 마침내 2살이 막 되고 나서야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의사소통의 두 가지 핵심 분야인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 "자신에게 하는 말을 이해하는 "에서 최소한 90% 또래 아이들에게 뒤처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폭풍같이 급습하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뒤로한 채, 내 어머니는 곧 언어치료사와 함께 언어 치료를 시작하였고, 내 동생은 2살 반에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재진단을 받게 되었다. 결국  동생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다.


조기 진단이 가능한 아동일수록 치료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많은 자폐성 장애 연구자들이 동의한다. 조기 진단은 어린이가 필요로 하는 의료, 행동 및 사회 서비스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행해졌던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기 진단 및 개입은 미래의 그 아이의 삶의 질 (특히 학업 능력과 교우 관계)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미국의 질병관리본부는 자폐성 장애가 미국의 54명의 아이들 중 한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평균 진단 연령은 4살이 조금 넘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그 평균 진단 연령이 더 낮아지기를 원하고 있다. 50년 동안 자폐성 장애를 연구하며 UCLA의 David Geffen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가르치고 있는 임상심리학자인 Catherine Lord 박사는 "조기 진단은 주로 2살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부모들은 "설마 우리 애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며 믿을 수 없고 당혹스러운 불안감에 도리어 자폐성 장애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자폐성 장애가 있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생후 18개월 아이가 저를 보지 않아요" 또는 "아이가 말하지 않아요" 같은 문구를 네이버나 구글의 검색창에 입력하며 관련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이것은 충분히 좋은 방식이지만, 만약 자녀가 정말로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면 조기에 관련 병원에 방문하여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발달 소아과 의사이자 로체스터 대학 의학 센터의 교수인 Susan Human 박사는 "만약 걱정된다면, 혼자서만 앓거나 고민하지 말고 페이스북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자폐성 장애에 대한 조기 개입이 효과적인가요?

미국 소아과 학회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에 따르면 어린이들 사이에서 자폐성 장애의 발현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했다고 한다. 자폐성 장애에 대한 조기 개입은 아이들의 발달에서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연구에 따르면 조기 개입의 효과는 뇌의 신경가소성 (특정한 환경 요인을 따라 특정 방향으로 변화하는 성질), 즉 변화 능력에서 실현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경가소성은 사람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또 이를 보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더 이른 나이에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치료를 받기 시작할수록 그들이 인생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얻을 수 있는 더 나은 기회를 가지게 되고, 이것은 아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조기 개입을 통해 아이들은 '배우는 방법'을 배웁니다"라고 Kennedy Krieger Institute의 관련 발달장애 아동센터의 설립자이자 이사인 Rebecca Landa 박사가 말했다. 도대체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게 무엇일까? 이것은 우리가 가장 자연스럽게 배우는 행동이지만 일부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행동인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교대로 노는 방법을 익히거나, 문제를 해결하거나, 짜증을 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아이들이 이런 것들을 배우면서, 사람들이 그들과 교류하고 대화하는 방식이 변한다.


이러한 조기 개입 및 치료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친구들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는 것과 같이 (정말로 슬프지만, 많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그러지 못한다) 더 가치 있는 삶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길을 닦을 수 있다. 다른 말로 이야기하자면,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경험 부족이 그들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다양한 활동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애초부터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이러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를 해 본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그들의 무관심한 태도를 보고 말을 걸거나 그들을 포함시키는 것을 멈출 수도 있다.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은 일부 어린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개입을 필요로 할 것이다. 더불어 아이의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치료법과 전문가를 찾는 과정은 좌절감과 피로감을 불러올 것이고, 필연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릴 것다 (내 어머니와 내 동생도 그랬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자녀의 나이가 한시라도 이를 때 하는 것이 아이들의 인생에서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제 아이가 자폐성 장애의 증세를 보이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모든 연령대에 대한 자폐성 장애의 증상은 1)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과 2)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의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증상은 각 아이들마다 심각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자폐성 장애는 매우 넓은 증상을 포괄하는 범위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발달 이력과 행동에 대한 관찰을 포함하여, 다양한 기준을 고려함으로써 진단이 이루어진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몇 가지 주요 징후가 있다. 만약 생후 18개월이 된 아이가 계속해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면 자폐성 장애나 다른 신경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2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보이는 또 다른 징후는 사회적 유대감과 활동 참여의 부족이 있다. 놀이 시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장난감을 주거나 보여주는데 전혀 관심을 조이지 않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고 가지런하게 줄을 세워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어린이는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이름을 부르는데 반응하지 않는 것도 강력한 지표 중에 하나이다.


어머니의 내 동생에 대한 우려는 언어발달 지연과 관련이 있었다. 이는 굉장히 명백한 징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초기에 인지할 수 있었지만, 다른 초기 지표는 덜 명백하고 감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손뼉을 치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행동은 초기 신호일 수는 있지만, 이것은 자폐성 장애를 강하게 의미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발끝으로 계속 걷는 것과 같이 다른 특이한 신호와 결합되었다면 손뼉을 치는 것은 "레드 플래그"가 될 수 있다고 맨해튼 어른이 마음 연구소의 소아 신경과 의사인 Adriana Martino 가 말했다.



부모가 어떻게 조기 개입을 도울 수 있을까요?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활발히 교류하는 상태를 유지하  좋다. 자녀들이 좋아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아이들의 연극을 따라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바꾸도록 강요하지 말고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시는 것이 제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조기 개입의 한 과정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느끼는 상황을 확인하고, 아이들이 인생을 살면서 그 상황 밖으로 발을 디딜 수 있게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것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아이가 참을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나서, 비록 무섭거나 불편할 수는 있더라도  틀을 벗어날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그들을 조금씩 밀어주시는 것이 좋다.


내 어머니는 아들이 스포츠에서 음악, 수영에 이르기까지 의사소통, 운동, 그리고 공감 능력을 계속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치료법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 17살인 내 동생은 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한 특수학교에서 행복한 삶을 살며 잘 지내고 있다. 내 동생은 평범한 아이들과 달리 고급 어휘력과 높은 표준화 시험 점수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학교에서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인생을 즐기고 있다. 아마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두신 대부분의 부모님들의 꿈이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부모의 작지만 꾸준한 노력이  꿈을 이루는데  공헌을   있다.



조기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면 걱정해야 할까요?

걱정하지 않도록 하세요. 연구에 따르면 나중에 진단을 받은 아이들을 상대적으로 가벼운 자폐성 장애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집중적인 개입이 덜 필요할 수도 있다. 실제로, 5세 이후에 진단을 받은 일부 아이들은 이미 평균 또는 그 이상의 인지 능력과 언어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아이들에게 학습은 적어도 지적 및 언어 영역에서 일반적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다.


진단이 조기에 누락되더라도 부모가 자책해서는 안 된다. "너무 늦은 시기"라는 것은 절대로 없다.


그렇긴 하지만, 일부 나이가 있는 어린이들이 그동안 익숙해진 행동 양식을 깨고 새로운 사교 기술을 배우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진단이 내려질 무렵에는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융통성 없는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을 발전시켰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어린이들은 물체나 활동에 대한 특정한 순서를 꼭 고집하고, 그 순서가 흐트러지면 불안감과 화를 내는 것과 같이 특정한 일상에서 엄격해졌을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잘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부모들이 집에서 그들의 행동을 관리하는 것 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요즘 내 어머니는 아직도 가끔 내 동생에 대한 최신 정보를 친구들끼리 공유하기도 하고, 자폐성 장애 지원 모임을 통해 연줄을 찾기도 한다. 수십 년 전의 내 어머니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초보 부모'들은 가끔 내 어머니께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함께 연락을 보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이러한 질문에 내 어머니는 항상 똑같은 충고를 한다. "몇몇 징후를 놓쳤더라도 죄책감을 느끼지 마세요. 자신을 다른 부모나 가족과 비교하지 마세요. 지금  순간에 아이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미래에 무엇을 필요로 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나서 앞으로 나아가 답을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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