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에서 배운, 남기는 삶의 힘
반구대 암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바위 위에 새겨진 고래 그림이 낯설지 않았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이 바위에 그린 그림인데도 이상하게 친근했다.
기록은 시대를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있다는 걸 느꼈다.
이 암각화는
삶을 기록한 흔적이고, 생존을 이어가기 위한 메시지다.
언어도, 종이도 없던 시대에 사람들이 택한 방식이 ‘새기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매일 기록하며 살아간다.
SNS에 하루를 올리고, 사진을 남기고, 일기를 쓰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그냥 메모장에 생각을 적는다.
방식은 달라도 결국 우리는 모두
‘지금 여기의 나’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기록은 단지 추억을 저장하는 도구가 아니다.
가끔은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주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묻는 기회가 된다.
기록이 습관이 되면, 생각도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흐른다는 건, 멈춰 있지 않다는 뜻이다.
반구대 암각화가 곧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건 수천 년 전의 기록이 지금도 의미를 가진다는 증거다.
기록은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순간을, 사라지지 않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작게라도 남겨본다.
사진 한 장, 메모 한 줄, 그리고 이 글 한 편.
내가 살아 있던 이 시간의 흔적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