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가정교사 제9교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리더를 선택하는가

by 나팔수

제9교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리더를 선택하는가

― 선택의 순간, 판단은 어디에 있었는가


리더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리더를 선택하는 순간은, 언제나 짧다.

그 사람의 과거를 모두 아는 것도 아니고, 그의 내면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 한 사람에게 공동체의 미래를 맡기는 결정을 내린다. 그 결정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오랜 시간 동안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고 리더를 선택하는가.

우리는 그의 능력을 보는가.

아니면 그의 말하는 방식을 보는가.

우리는 그의 판단을 보는가.

아니면 그의 이미지에 반응하는가.

많은 경우, 우리는 리더의 본질이 아니라, 리더의 표면을 본다.

그가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 어떻게 말하는가에 더 주목한다. 그가 무엇을 해왔는가 보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다. 그의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보다, 그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에 더 크게 반응한다.


사람은 이성으로 판단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감정이 판단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분노는 강력한 판단의 기준이 된다.

불안은 선택을 서두르게 만든다.

그리고 기대는 냉정한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해 줄 것 같은 사람을 선택한다. 그가 실제로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 보다, 그것을 실현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 순간, 선택은 판단이 아니라 희망이 된다.

희망은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이다. 그러나 희망이 판단을 대신하는 순간, 선택은 현실이 아니라 기대 위에 세워진다. 기대 위에 세워진 선택은, 현실 앞에서 쉽게 흔들린다.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는 자신이 한 선택을 의심하기를 꺼린다는 점이다.

한 번 선택한 사람을 다시 평가하는 것은,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것은 불편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다시 검토하기보다, 그 선택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 순간, 판단은 멈춘다.


리더는 완벽하지 않다.

그는 언제나 실수할 수 있고, 언제나 한계를 가진 존재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발견할 수 있는 구조가 존재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그 구조의 중심에는 언제나 시민의 판단이 있다.


민주사회에서 리더는 시민의 선택 위에 존재한다.

따라서 리더의 수준은, 시민의 판단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시민이 깊이 생각할수록, 리더도 깊이 생각하게 된다.

시민이 쉽게 선택할수록, 리더도 쉽게 행동하게 된다.

리더는 시민이 기대하는 수준까지 성장하고, 시민이 허용하는 수준까지 멈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리더가 누구인가 보다,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는가이다.

우리는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그의 침묵을 보아야 한다.

우리는 그 사람의 약속이 아니라, 그의 선택을 보아야 한다.

우리는 그 사람이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을 보아야 한다.


리더십은 말속에 있지 않다.

리더십은 선택 속에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나 위기의 순간에 드러난다.

우리는 리더를 선택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의 기준이 우리의 리더를 결정한다.

리더는 우리의 선택의 결과다.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의 수준을 반영한다.


민주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잘못된 리더가 등장하는 순간이 아니라, 시민이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는 순간이다.

그 순간, 선택은 형식만 남고, 판단은 사라진다.


우리는 리더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본다.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하면, 리더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본다.

리더는 우리보다 앞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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