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이라는 마지막 성역

시민이 나서야 할 때

by 나팔수

국회의원 특권이라는 마지막 성역 — 시민이 나서야 할 때


어느 날 여섯 살 아이에게 꿈을 물었다.

그 아이는 망설임 없이 “국회의원”이라고 말했다. 놀라고 웃음이 나기 전에, 마음이 먼저 서늘해졌다. 왜 그런 꿈을 꾸느냐고 묻자 아이는 천진하게 말했다.


“놀고먹는 것 같아. 너무 편해 보여.”


그 말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정치가 어떤 이미지로 비치고 있는지, 정치가 국민의 삶과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그 작은 입이 누구보다 정확히 말해주고 있었다.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은 오래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는 단순한 불신이 아니라, 거의 체념이다. 국회는 더 이상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 위에 서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특권 계급처럼 보이고 있다.


특권의 본질 — 권한은 막강한데, 책임은 가볍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은 본래 독재 권력에 맞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그것은 이미 변질된 지 오래다. 허위 사실을 말하고, 타인을 모욕하고, 사실관계를 조작하더라도 “국회 안에서 한 말”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는다. 다른 시민은 단 한 번의 실수에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지만, 정치인은 거짓을 던지고 돌아서면 그만이다. 이 불균형이 정치 혐오의 가장 깊은 뿌리다.


보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논점은 금액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정치인만 예외적인 존재’가 되는 구조 자체다. 국회의원들은 세비 1억 5천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45평에 달하는 의원실을 무료로 사용하며, 보좌진 9명의 인건비와 모든 사무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 전기· 난방·통신비 역시 전액 세금으로 해결된다. 출장비에 영수증조차 필요 없고, 해외에서는 장관급 예우를 받으며,

공항에서는 VIP실과 전용 통로를 이용해 줄조차 서지 않는다.


국민이 월세, 전기요금, 통신비에 허덕이고 있는 바로 그때, 정치인은 세상과 단절된 섬처럼 이 모든 비용을 ‘국민의 세금’으로 해결하고 있다. 같은 나라에 산다고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하나 더, 국회의원 후원금 구조는 이미 또 하나의 특권으로 변했다. 국민은 후원금을 투명하게 내야 하지만, 정치인은 그 돈으로 사실상 자기 정치 생명을 관리하고, 측근을 챙기고, 지역 조직을 유지하는 데 사용한다. 후원금은 정치인에게 주어진 ‘합법적 사금고’처럼 굴러가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장 교묘하게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정당한 절차”라며 오히려 당당해지는 모습이 후안무치라는 말 외에 어떤 언어로 설명될 수 있을까.


여야는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권과 후원금 문제만큼은 기묘할 정도로 ‘초당적 합의’를 이룬다. 자신들의 이익이 걸린 사안에서는 서로를 물지 않는다. 이것이 정치가 스스로 바뀌지 않는 이유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더 분명해지는 ‘한국형 특권’


영국 의원들은 모든 경비를 100% 공개한다. 북유럽 의원들은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일본의 보좌진 규모는 한국의 절반이며, 비용도 절반이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특권은 많고, 책임은 약하고, 공개성은 낮고, 자기 규제는 없다.

특권은 누적되고, 누적된 특권은 권력화되고, 권력화된 특권은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이 악순환이 한국 정치를 필연적으로 ‘국민과 멀어진 구조’로 만들어왔다.


기득권 정치의 본질 — 자기 이익이 곧 정치가 되다


정치인은 공익을 이야기하지만, 정치인 개인의 현실은 대부분 사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다음 선거를 노리고, 자기 지역을 챙기고, 측근 인사를 심고, 후원금을 관리하며, “자기 정치”가 우선순위가 되는 순간 공익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입법은 국민 전체의 미래를 위한 일이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종종 자기 직업(정치)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 된다. 그들은 스스로를 ‘국가의 주인’이 아니라 ‘권력을 독점한 집단’으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해법은 단순하다 — 특권 구조를 해체하면 정치가 바뀐다


한국 정치를 바꾸는 일은 거창한 개혁이 아니다. 상식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면책특권은 허위·중상모략·인신공격을 보호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불체포특권은 회기 중이라도 중대한 범죄에는 적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좌진은 9명에서 3명으로 줄이고, 정책지원은 공용센터로 넘기면 된다.


특활비·활동비는 100% 공개되어야 한다.

공항 VIP실과 전용 통로는 폐지해야 한다. 전직 의원 예우는 직업 종료와 함께 끝나야 한다. 정치인은 ‘국민의 일꾼’이라 불려 왔다. 그렇다면 일꾼이 국민보다 더 많은 예우를 받을 이유는 없다.


정치는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 국민이 바꿔야 한다


국회의원이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을 가능성은 지구가 멸망해도 거의 없다. 그러니 정치 개혁은 정치권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시민들로부터 시작된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회의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평이나 냉소가 아니라 조직된 시민의 행동이다.


특권 제한 입법 청원

특활비·활동비 전면 공개 요구

공항 VIP특권 폐지 운동

선거에서 ‘특권 폐지 서약 없는 후보’ 낙선운동


특권이 해체되는 순간, 정치가 비로소 국민의 눈높이로 내려온다. 정치가 국민에게서 멀어진 것이 아니라, 정치가 국민을 밀어낸 것이다. 그 장벽을 허무는 일은 국민만이 할 수 있다. 이제는 시민이 나설 때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해체하고,

정치를 다시 국민의 것으로 되돌리기 위해. 이런 날이 오면 나라도 모든 국민도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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