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희 Dec 06. 2022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는 그녀들의 사랑

영화 캐롤_ 퀴어 편

사랑을 정의해보자.

사랑. 사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어사전에서 정의하는 사랑이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거나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분명 이 글을 읽는 이들은 살아가며 한 번쯤은 사랑에 빠져보거나, 사랑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받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독자들이 정의하는 사랑은 무엇인가?


내가 정의하는 사랑이란,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면 된다.


오늘은 다소 낯설 수도,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두 여자들의 뜨거운 사랑에 대한 비평을 써보고자 한다. 그렇기에 사랑을 먼저 정의해본 것이다.

성적 소수자들을 통틀어 말하는 즉, 동성을 사랑하는 퀴어는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이 또 가까이에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아직도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고 올곧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조금 솔직해지자면 나 역시 그랬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렇다. 동성끼리 손을 잡으면 "여자끼리 (남자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 ~" "야 무슨 여자들끼리 연애를 하냐?" 등의 말만 뱉을 뿐이다. 나 역시 그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성인 남자 친구와 만나고 있는 입장에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고, 동성끼리 사랑을 한다는 것이 너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한 남성 유튜버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채널 영상을 줄곧 시청해왔고, 여자 친구와 행복한 연애를 하는 것까지 보았다. 그런데 근래, 그 유튜버가 자신이 퀴어임을 밝히고 한 남성과 연애를 시작했다. 그리고 속전속결로 미국에서 결혼도 했다. 나에게는 다소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교 콘텐츠 비평 수업을 듣고 난 후 내가 너무 편협된 시선에 얽매여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퀴어 관련 영화를 보게 되었고, 이 영화를 본 뒤로 나의 편협한 생각이 정말 뒤집혔고, 퀴어에 대한 폭넓은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자 이렇게 타자를 두드려본다.


오늘 내가 맹목적으로 다뤄볼 주제는 '퀴어'이다. 그리고 내가 감명 깊게 본 퀴어 영화인 '캐롤'을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갈 예정이다.



콘텐츠 안에 영화 _ '캐롤'


 영화 '캐롤'은 16년도에 첫 개봉을 했고, 21년에 재개봉을 한 퀴어 작품이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당대 사회적 신분과 나이 차,

같은 성별이라는 많은 장벽들을 부수고 따뜻한 사랑을 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 작품은 대사보다는 눈빛과 둘만의 감정선에

초점을 맞추며, 오롯이 둘만이 느낄 수 있는 사랑을 나눈다. 그것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녀들의 눈에서 알 수 있었다.

잔잔한 울림과 진정한 사랑을 보여준 것이다.


내가 그 많고 많은 퀴어 작품들 중에 이 영화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퀴어에 대한 나의 인식을 바뀌게 한 것은 물론이고 당대 사회적 분위기도 잘 보여주어 '여성인권'에 대한 문제도 정확히 짚고 넘어가 주었기 때문이다.



위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두 여성이 사랑에 빠진다.

상단에 있는 여성이 캐롤, 하단에 단발머리 여성이 '테레즈'이다.

영화 제목과 같은 인물인 '캐롤'은 50년대 미국 딸과 가정이 있는 상류층 여성으로 남편과는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여성이다. 그리고 테레즈는 사진작가 지망생으로 백화점 점원이기도 하며 헌신적인 남자 친구가 있는 여성이다. 이 둘은 직원과 손님으로 처음 만났고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꼈으며 서로 남편과 남자 친구가 있음에도,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중 캐럴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고 맹목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캐롤은 1950년대의 억압적인 사회분위기에 눌려 남편에게 순종적인 아내의 삶을 살다가 우연히 테레즈를 보게 되었고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 남편과 이혼절차를 밟는 과정에서도 딸에게 포기한 엄마로 남고 싶지 않아 양육권을 포기하더라도 사랑하는 캐롤에게 돌아간다. 그녀는 억압 속에 계속 억압되어 있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멋졌다. 정말 멋졌다.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캐롤을 보며 정말 많은 것을 느꼈고, 또 배웠다.



" 당신은 당신 의지대로 내게 온 거예요."


"당신의 행복을 위해선 모든 할 수 있어요."


"나의 천사"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


모두 캐롤이 테레즈에게 한 말이다.  그만큼 캐롤은 진심으로 테레즈를 사랑했고, '동성 간 사랑은 미친 짓'

으로 취급하던 당대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사랑을 지켜간 것이다.


정말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캐롤은 테레즈가 여성이라서 사랑한 것이 아니다. 같이 있으면 행복하고 첫눈에 반하여 사랑에 빠져보니,

여성인 것이다. 억압된 두 여성의 사랑을 찾아가는 서사에서 동시에 사랑을 통해서 억압된 두 여성이 자기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자신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고민하는 영화 캐롤은 최고의 퀴어작이라 생각한다.




동성끼리 사랑하는 것이 나쁜 건가요?



1950년대 미국에서는 동성애가 절대적으로 금지되었다고 한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 진출 또한 소극적이었고, 이런 사회 속에서 동성을 사랑한 테레즈와 캐롤은 감옥에 갇힌 듯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동성인 테레즈를 사랑한 캐롤은 이런 현실적인 부분에 부딪히게 되며, 테레즈를 놓아줘야만 했지만 이내 자신의 딸이 자신처럼 살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포기한 엄마로 남고 싶지 않아

다시 사랑하는 테레즈에게 돌아간다.


영화 '캐롤'은 이런 당대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과 여성의 인권, 동성 간 사랑할 수 있는 권리를 아주 마음껏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캐롤' 국적인 미국은 2015년에 동성결혼을 완전히 승인하였다.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고 존중해준 것이다. 그 이후에도 점차 많은 국가들이 동성결혼을 인정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을 포함하여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들이 셀 수 없이 많다. 나는 퀴어에 대해 더 자세한 것을 원했고, 퀴어 관련 자료를 찾아보던 중, 다소 충격적인 것을 보았다. 이른바 '동성애 불법 지역'이 있다는 것. 약한 것이 불법이고 심한 곳은 구금, 무기징역, 사형으로 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살해한 것도, 상해를 입힌 것도 아닌 동성을 사랑했다는 이유만으로 무기징역과 사형까지 간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법적으로 인정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를 테니, 모두가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렇게까지 싸늘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제도 폐지 도입이 시급하다.


퀴어는 정말 많은 관심을 받는다.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동성애자'만 검색해도 '동성애자 연예인' '동성애자 억압의 사회사' '동성애자 해방운동'의 보기란이 뜬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동성 간의 사랑을 신기하고 기이한 것으로 본다. 다른 이들과 똑같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뿐인데 말이다.


연예인 '홍석천'을 알 것이다. 그의 직업은 텔런트, 영화배우이다. 하지만 그가 크게 뜬 이유는 연기를 잘해서, 잘생겨서도 아닌 '동성애자 연예인'이라서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긍정적인 관심은 아니었다.

'공인이 게이?' '더럽다' '혐오스럽다' 등 그와 퀴어를 비판하는 수많은 댓글들이 그를 억압했고 힘들게 했을 것이다. 홍석천은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다.


" 우리 사회는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 그동안 욕먹느라 참 고생했다.
석천아 앞으로 20년을 더 부탁해. 난 아직도 살아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퀴어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것을 홍석천 자신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떳떳하게 밝힌 것은 사람들의 관심과 동성애는 개인적인 취향일 뿐 결코 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혔다고 했다.


홍석천은 커밍아웃 이후 수없이 많은 비난을 받고 이후 주요 방송사에서 출연 정지까지 당하며 모든 방송을 접어야 했다. 그래도 나는 공인의 이런 당당하고 소신 있는 커밍아웃이 그래도 많은 퀴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퀴어 홍석천이 말하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영상을 하나 시청해보자.


https://youtu.be/dpiTny2n72k




사랑은 자유다. 누구든 누구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이성에게만 사랑에 빠지라는 법은 없다.

동성끼리 사랑하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영화 '캐롤'에서 진정한 사랑을 동성에게 찾은 캐롤과 테레즈, 그리고 홍석천. 이들이 편견의 길을 막을 것이다. 더 당당하게, 소신있는 사랑을 하자.





좋아한다면 계속하세요.

마음이 가면, 전부를 거는 거죠.


                                                                                                          - 영화 '캐롤' 에서 -

작가의 이전글 없는 영화, 있는 사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