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

동물들도 마찬가지

by 아는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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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면 다냐?!'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키가 크고 날씬하며 얼굴이 작고 이목구비가 매력적인 사람들에게 '잘 생겼다' 또는 '예쁘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물론 요즘은 외적으로 다양한 매력이 어필되고 그 다양성이 인정받는다. 그 기준이 유행 따라 조금씩 변하기는 해도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이 결국은 많은 부분에서 혜택을 받는 것이 인간세상이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어떨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의 경우에도 '외모지상주의'는 존재한다.

특히 동물병원 안에서는,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동물들의 ‘외모’에 홀린 듯 이끌리는 행동을 아주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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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동물병원에 이런 아이가 왔다면, 이미 등장부터 눈길을 끌 것이고 대기실에 미소가 번지며 하나둘씩 '귀여워!'를 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많은 스태프들은 이 아이의 진료 시간을 빌미로 사심을 채우며 콧노래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방어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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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면?

정말 두말할 나위 없다. 이미 내 손은 갓 구운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고 푹신한 촉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골골송까지 들린다면, 진료 중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모든 걱정과 스트레스를 잊고 우주를 떠도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호자님께 살짝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음, 죄송하지만 혹시 조금 전에 뭐라고 말씀하셨죠?”

라고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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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Italian Greyhound)처럼 날씬하고 길쭉한 외모를 뽐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보다 짧고 뚱뚱하고 납작할수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예쁨을 독차지한다니, 인간 세계와는 너무 다른 외모의 기준이다.

(물론, 그들 세계에서는 무엇이 인기의 척도인지는 모른다.)


이런 아이러니! 사람 세상에서는 ‘길쭉하고 날씬한’ 미모가 기준이라지만, 동물 친구들 세계는 통통하고 둥글고 납작한 매력에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대체 누구의 기준일까 싶다가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예쁨 그 자체임을 새삼 느낀다.


미의 기준은 늘 뒤집힌다. 오늘도 우리 병원은 동글동글한 아이들에게 반해, 진료실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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