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에 있습니까?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함께 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함께 있다.
행복은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행복을 가꾸는 것은 자기 손이 닿는 데에 꽃밭을 만드는 것이다.”
친구가 카톡방에 ‘헤밍웨이의 법칙’이라며 올린 글이다. 감동적인 명문이다. 그러나 책읽기 모임에서 <노인과 바다>를 여러 차례 읽었었는데, 전혀 가늠이 안 간다.
“헤밍웨이(1899~1961)는 ‘사냥과 심해낚시, 전쟁을 좋아하는 모험가’였다. 19세 때(1차 세계대전) 엠블런스 운전병으로 자원 근무하다 폭탄 부상을 당했고. 43세 때(2차 대전)는 전쟁특파원으로 노르망디작전과 파리 입성을 취재했다. 말년에는 심한 우울증과 알콜 중독에 시달리다 62세 때 엽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번역자 김욱동이 쓴 <노인과 바다를 다시 읽다>에서 발췌)” 4번이나 결혼하며 격정적인 삶을 산 헤밍웨이가 이런 정적인 명언을 남기다니, 말년에 자기가 못 이룬 꿈을 그리며 쓴 게 아닐까?
결국 AI에게 물어 보았다. ‘헤밍웨이가 몇 살 때 어느 작품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라고.
“안타깝게도, 헤밍웨이가 직접 ‘행복은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라는 말을 했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습니다. ‘헤밍웨이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이 명언은, 헤밍웨이의 작품 세계와 그의 철학이 담고 있는 따뜻한 메시지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마치 헤밍웨이가 직접 한 말처럼 널리 퍼져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1초 만에 내놓은 답변이다.
지난주 아파트 흙길 옆 화단에 매일 한그루씩 꽃이 생겨났다. 한 주민이 매일 한그루씩 6그루나 일일초를 옮겨심은 것이다. 그 아줌마는 이미 토란을 10여 그루 옮겨 심어놓은 분이다. 또 한 할아버지는 사랑초, 풀 협죽도, 분꽃을 씨앗으로 심어 꽃밭을 이루었다. 산책할 때 그분들이 꽃밭 잡초를 뽑고 있는 걸 가끔 만난다. ‘감사합니다. 보기 좋군요’ 인사한다. 손이 닿는데 꽃밭을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굳이 헤밍웨이를 빌리지 않아도 나의 법칙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