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벌어 일 년 자급자족할 수 있나
“너무 고집부리지 말라 하네 /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늘 / 변하는 것이므로--- //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 하네 / 사람이 살아가는데 그다지 / 많은 것이 필요치 않으므로--- ” < 나에게 이야기하기 / 이어령 >
‘사람이 살아가는 데 얼마나 돈이 필요할까?’ 밥 먹기 전과 먹은 후, 몸이 아프기 전과 나은 후, 시시때때로 답은 변한다. 어쩌면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이다. ‘다다익선(많을수록 좋다)’도 좋은 답일 수 없다. 이어령 선생은 ‘그다지 많은 것(돈)이 필요치 않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다지 많은’이라는 말처럼 모호한 수치는 없다.
자유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20세에 하버드를 졸업한 후 목수, 정원사, 농부 등 육체노동으로 한 달 벌어 일 년 생계를 해결하는 생활을 5년 넘게 했다. 28세(1845년) 때는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 오두막을 짓고, 호미로 콩밭 일구고, 낚시질, 사냥하며 2년 2개월 자급자족의 삶을 살았다. 200년 전, 꿈같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소로의 자급자족 체험담 <<월든>>은 21세기 들어 오히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렇게 돈 없이 살아갈 수도 있다는 실제 증거를 확실히 보고 싶어 하는 가보다. 화순 너릿재 길을 천천히 맨발로 걸으며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 나에게 이야기한다.
“너무 받으려 하지 말라 하네 / 살다 보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 기쁘므로--- //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 하네 / 천천히 가도 얼마든지 / 먼저 도착할 수 있으므로--- < 나에게 이야기하기 / 이어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