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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동 김종남 Nov 20. 2022

50대 후반에 탐욕 줄일 수 있나요?

후대 사람들은 2020년을 무어라고 기억할까

역사는 ‘2020년을 코로나19와 인류가 전쟁을 벌인 해’로 기록할 것 같다.

‘코로나19 세계대전’은 끝이 없고 아예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위드(with)코로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인간이 지구에 남은 마지막 야생의 터를 침범하자 서식지를 잃은 야생 생명들, 바이러스까지 이주하기 때문이다. 1900년 만해도 인간이 사는 땅은 전체의 14% 정도였는데 지금은 77%에 육박한다.” <엔트로피>를 썼던 제레미 리프킨이 보는 코로나19 팬데믹 주요 원인이다.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작가가 2020년 4월 20일 제레미 리프킨과 전화 인터뷰하여 <오늘부터의 세계 ; 세계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 미래를 묻다>에 실은 문구 중 일부다. 


어떤 석학은 ‘코로나19 위기는 자연이 오만해진 인류에게 내린 징벌’이라고 말한다. ‘화석연료를 기초로 한 현대 물질문명은 지구 온도를 높여, 이상기후는 호주, 캘리포니아, 시베리아, 아마존 산불, 시도 때도 없는 가뭄, 태풍, 대홍수 등 재앙을 몰아왔다.’ 코로나19도 그 재앙 중 하나이다.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하지 못한 데 대한 징벌인 셈이다. 그 말대로라면, 화석연료 대량소비 문명이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재앙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재앙 속에서 일반인, 소시민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나. 식당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야구장에서도 사회적 거리를 두고, 해외여행도 꿈으로 넘긴다. 일상이 달라졌다.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수백 명 하객이 모인 결혼식, 화환이 복도 끝까지 길게 늘어선 장례식장, 명품 브랜드 과시하며 얼굴을 내밀던 수많은 모임, 호화판 크루즈여행 등등, 돈 자랑하며 행복을 찾던 옛날 방식은 이제 힘들게 되었다. 


‘뉴노멀(새로운 표준)’시대다. 달라진 일상에 맞는 새로운 행복 표준은 무언가.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이 쓴 행복론 <행복의 정복; The Conquest of Happiness>을 찾아본다. 78세(1950년) 때 노벨 문학상을 받은 러셀은 철학자, 수학자, 역사학자, 수리 논리학자, 사회비평가, 사회운동가, 무종교인이기도 하다. 


행복은 전쟁 치르듯 정복해야 할 대상일까? 귀족 출신인 러셀은 두 살 때 아버지, 네 살 때 어머니, 여섯 살 때 할아버지와 사별하고 백작(伯爵) 할머니 한 분 밑에서 자라면서 고독을 견디지 못해 사춘기 때 몇 차례나 자살 충동에 사로잡힌다. 젊을 때 삶을 증오했던 천재 철학자는 어떻게 행복을 쟁취했을까? ‘무엇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으로 책은 시작한다. 


마치 사지선다 답안지에서 오답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며 정답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잔인하고 집요한 경쟁,-- 권태(인류 죄악의 반은 권태가 두려워 저질러진다.)-- 우유부단으로 빚어지는 피로, -- 질투(질투에는 한계가 없다.) -- 죄의식, 피해망상(나도 남 험담하듯, 남도 나 험담한다),-- 여론에 대한 공포(개는 무시해 버릴 때보다 무서워할 때 더 크게 짖고 물려고 든다.)--” 


러셀의 행복론은 ‘개인적인 기질 때문에 불행을 자초한 사람들에게 주는 충고와 격려의 메시지’이자 동시에 공동체, 사회에 주는 메시지다. 전쟁에는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요인이 많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감염은 개인의 불행에 그치지 않는다. 가족과 주변, 지역사회까지 크나큰 피해를 준다. 사는 일이 살얼음 걷듯 조심스럽다. 


러셀은 “지금은 나이 들수록 삶을 더 즐긴다. 달성될 수 없는 욕구를 깨끗이 단념하고, 편견을 줄이고, 나의 결점에 무관심해지는 방법을 배운 때문”이라고 말한다. 58세 때(1930년) 쓴 행복론이니 ‘지금, 나이 들수록’은 러셀의 50대 후반이다. 우리는 50대 후반에 ‘달성될 수 없는 욕구’를 단념하고, 탐욕을 줄이면서 행복한 삶을 쟁취할 수 있나?             202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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