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티에 망고 추가
예측할 수 없는 시험기간은 평소보다 긴장된다.
다음 기말고사 때는 넉넉하게 준비해서 아이들이 다 먹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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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따라가는 것은 급식 메뉴를 짤 때 필요한 능력 중에 하나다.
20대에는 카페와 식당을 매 주 취미로 다녔기에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30대가 넘어가면서(이렇게 나이 공개를 ㅎㅎ) 건강식을 찾게되고, 디저트와 음식들과는 멀어졌다.
다행스럽게도 영양사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요즘 유행하는 음식들을 배운다.
이번에 배운건 아망추 = 아이스티에 망고 추가
사실 작년(2024년)에 유행한 음료다.
아망추 단어만 들어보고 풀 네임은 처음 알았다.
이럴 때는 나이가 찬 게 느껴진다. 씁쓸하다.
같이 일하는 보조 영양사쌤이 맘*터치에서 알바를 하며 아이스티를 사가는 손님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했다. 탄산대신 아이스티를 곁들여 먹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급식의 구성에는 닭다리살패티가 들어간 치킨버거와 아망추의 조합으로 구성했다.
거기에 맘*스터치 스타일의 케이준 감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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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역시 인기폭발에 식수도 같이 폭발했다. 기다리는 학생들 줄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시험기간이라 급식 신청인원은 평소의 1/3인 400명이다. 하지만 오늘은 480명을 달성했다.
결국 뒤의 학생들에게 햄버거를 주지 못했다.
사실 모자랄 것이라고 예상하여 또띠아에 치킨텐더를 추가로 구매해 치킨랩을 만들어놓았지만.
30개 밖에 되지 않아 한참 부족했다.
식자재 창고에 남겨두었던 팝콘과자와 냉동실 안의 치즈크림빵이 나를 살렸다.
햄버거를 대신해 두 가지 후식을 넉넉하게 주고 미안하다를 연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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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학생들에게 따뜻한 말을 들었다.
항상 맛있는 음식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역으로 받았다.
아이들의 부드러운 말 덕분에 불편했던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음 번에는 인기메뉴는 넉넉하게 준비해서 학생들이 다 먹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따뜻한 말에 보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