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로 찔린
아침조회시간.
오늘은 도토리묵냉국이다. 기존 배식 방법을 변경하고자 했다.
안의 재료에는 냉면동치미 육수, 잘 익은 김치, 오이, 실파, 도토리묵, 김가루가 들어간다.
내가 오기 전부터 여기서는 도토리묵, 김치, 김가루를 버무리듯하여 국물과 별개로 배식을 진행했었다.
배식할 때 그 모양새가 깔끔하지 않아 차라리 국통에 다 넣고 김가루만 따로 배식하기로 했다.
이렇게 설명을 하던 중 바늘 처럼 톡 튀어나오는 여사님의 한 마디.
오늘 도토리묵냉국을 담당하신 분이다.
건더기 양도 많은데 따로 다 넣는다고? 따로 배식하는게 나을거 같은데~
사실 이런 경우(내 의사보다 여사님들의 의사를 강하게 주장하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순간 욱, 올라왔다.
3초 참았다가 그러면 제가 지금 조회를 하는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내 속에서 부풀어 오른 풍선을 여사님이 바늘로 푹 찔렀다.
이럴땐 곧바로 후회를 한다.
조회를 마치고 생각을 다시해봤다.
나는 내가 하고자하는 방식대로 따르지 않으셔서 내가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내가 말하고 있는 중간에 가로막은 것이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
유독 나와 성향이 맞지 않은 여사님과는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이대로 나쁜 감정을 끌고갈 수는 없어 또 대화를 한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일이니 맞춰나갈 수 밖에 없다.
아직 그 방법은 득도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배워가야지.
/학교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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