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오는 손님
봄비가 퍼붓는 날, 때 마침 오늘 메뉴는 감자탕이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치킨텐더.
점심시간 배식은 12시 20분에 시작해서 추가배식까지 끝나면 13시 10분이 된다.
인기가 많은 반찬은 아이들이 급식실 절반을 채울 정도로 줄 서있다 받아간다.
학기 초, 음식을 바트 밑바닥까지 긁어 다 나눠주고 나면 여자아이 한명이 뒤늦게 와 밥을 먹었다.
못 먹는 날이 3번이나 발생했다.
미안해서 조금 일찍와서 먹어줄 수 없느냐 물었더니 작은 목소리로 안된다고 했다.
아이만의 사정이 있을 거라 짐작하여 말은 이어나가지 않았다.
그 뒷날부터 배식이 완료되면 식판 하나에 반찬을 미리 담아 놓았다.
늦게와도 친구가 먹을 수 있게끔.
식판에 음식을 담고 있을 때 학생 한 명이 물어본다.
"선생님 이제 식사하시는 거에요?"
"늦게 오는 친구가 있어서 떠 놓을려구~"
"제가 그 학생이라면 감동받을거에요"
오늘도 뿌링클 시즈닝에 버무린 치킨텐더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친구들이 다 먹고 교실로 올라갈 시간 쯤, 오늘도 그 학생은 13시 15분이 넘어서 왔다.
덮어놓은 식판을 건넨다. 조용히 먹고 올라간다.
나의 작은 배려가 친구에게 따뜻함으로 다가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