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데리고

봄을 데 불고



한 사발의 봄


송향


​강동 바다 짠 기 머금은 바람이

텃밭 언저리 기웃거리면

고무다리 옆구리에 붙어 졸던 햇살 비로소

제 몸 쑥들에게 나누어준다


연둣빛 고개 내민 쑥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제 자태 뽐내며

머리 치켜드는 통에 텃밭은 금세

푸른 소란으로 가득 차고


​보송보송한 순백 솜털 뒤집어쓴 가냘픈 몸짓들

그 여린 녹색 성장 시샘하듯 예리한 칼끝

슬쩍 곁 스치면 툭 터져 나오는 봄내음

갈수록 농익어간다


대지 숨결이며 강인한 생명력까지

욕심껏 품은 채 좁은 승용차 안 미묘한 정적 속으로 비집고 들어온 고약하게 향기로운 침범

아 대체 이 진동 어디까지 흘러가려는가


​집으로 돌아와 주방 맑은 물길 닿는 순간 눅진하게 가라앉았던 푸른 숨결 다시금 생생하게

기지개 켜며 피어난다


구수한 된장 넉넉히 풀어놓은 손끝

정성 더해 뜨끈한 쑥국 한 사발 정갈하게 끓여내면

봄 어느새 입안 가득 풍성하게 넘실대고

그 진한 향기 마음 깊은 곳까지

오래도록 맴돌며 머문다